이통3사 "대규모 투자에 부담"
1조5000억 5% 세액공제 요구
기재부 "이중혜택" 반대 입장
1조5000억 5% 세액공제 요구
기재부 "이중혜택" 반대 입장
통신 3사가 올 연말부터 5G(세대) 투자에 나서지만, 당초 통신사들이 요구해온 세제혜택이 차일피일 지체되면서 속을 끓이고 있다.
이통 3사는 5G 전국망 구축에 30조원에 달하는 천문학적인 투자가 진행되는 만큼, 투자유인을 위해서라도 정부가 세액공제 등의 세제혜택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26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이 최근 5G 장비업체 선정을 마쳤고, KT와 LG유플러스도 조만간 장비선정을 마무리하고 이르면 올 연말부터 본격적인 5G 설비구축에 나선다. 통신 3사는 내년 3월에 5G 상용서비스를 제공할 방침이다.
통신업계는 5G 망 구축에 각 사별로 최소 5조~6조원, 3사 통틀어 4~5년간 최대 30조원에 달하는 천문학적인 규모의 투자가 진행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하나금융투자는 오는 2022년까지 이통 3사의 5G 투자규모(CAPEX)가 약 30조~40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4G 이동통신인 LTE 보다 1.5~2배에 달하는 규모다. 5G는 특히 스몰셀 구조로 4G에 비해 더 촘촘히 기지국을 구축해야 하고, 엣지 컴퓨팅 등 장비 설치에 대규모 투자가 수반된다는 게 이통사들의 주장이다. 특히 주파수 할당 대가, 기지국 투자 등을 더하면 5G 초기 투자비만 업체별로 10조원대를 훌쩍 넘길 것이란 관측이다.
5G 구축에 대규모 투자가 불가피한 만큼, 이통 3사는 정부에 투자비 부담 해소를 위한 세제혜택을 요구하고 있다. 통신업계는 지난 7월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과 이통 3사 CEO 회동에서, 5G 투자확대를 위한 조세 감면혜택을 한 목소리로 촉구했다.
당시 황창규 KT 회장은 "5G 는 많은 투자가 진행되기 때문에 기업에 큰 부담이 된다"면서 "5G 투자 시 조세 감면을 추가하거나 부가세 환급 등을 법제화해 달라"고 주문했다. 특히 KT경제경영연구소는 "5G 같은 GPT(기반기술)는 외부효과가 매우 크지만 이에 반해 경제적 보상이 돌아오지 않는 시장 실패가 발생할 수도 있다"면서 "이로 인한 직접투자, 보조금, 규제 등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전체 5G 투자액의 5%선인 1조5000억원에 대한 세액공제를 요구하고 있는 실정이다.
국회에서도 5G 투자 활성화를 위한 세제지원을 요구하고 나섰다. 지난 5월 국회 4차산업혁명특별위원회(4차산업특위)는 5G 세제 혜택 방안을 정부에 건의했다. 특위는 보고서에서 "우리나라는 기술기반 창엽이 활성화될 수 있는 기반이 취약해 기회형 창업비중이 21%에 불과, 미국(54%), 스웨덴(56%), 이스라엘(58%) 등 주요 해외국가에 비해 저조한 실정"이라며 "4차산업혁명의 핵심 인프라인 5G를 기반으로 한 산업 생태계 구축 또한 활발히 이뤄지도록 정책 및 법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추경호 자유한국당 의원 역시 5G, IoT(사물인터넷) 등 차세대 네트워크 투자지원을 위한 세액 공제를 신설하는 조세특별법 개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개정안은 연내 일몰되는 자율주행차·첨단로봇·인공지능 등 신성장 기술이 구현된 장치·장비 제조하는 시설 투자시 세액공제(대기업 5%, 중견 7%, 중소 10%)해주는 제도를 3년 간 연장해 2021년 말까지 적용하는 게 골자다.
그러나 정작 열쇠를 쥔 기획재정부는 세수감소, 중복 지원 소지가 크다며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기획재정부측은 "이미 관련 장비업계에 중소기업 혜택을 준 상황에서, 통신 대기업에 추가적인 세제 혜택을 준다면 이중혜택"이라는 입장이다.
이통 3사는 5G 투자가 임박한 상황에서, 세액공제 등이 물 건너 갈까 전전긍긍 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5G 투자시 조세지원을 해달라고 기획재정부와 협의 중이지만, 진전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면서 "5G 시대에 확실한 수익모델이 제시되지 못한 상황에서, 5G로 갈아탈 동기부여가 되지 않는다면 전국망 구축에 차질이 우려된다"고 토로했다.
세제지원에 소극적인 국내와 달리, 주요 선진국들은 4차산업혁명 인프라 구축을 위해 적극적인 세제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영국은 5G 및 초고속 인터넷망 설비의 보유세를 5년간 100% 감면하고 있고, 일본도 IoT기기·자동화로봇·AI(인공지능) 투자비의 5% 세액공제 또는 취득가액의 30%를 특별상각하는 등 감세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심화영기자 doroth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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