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김양혁 기자] 주행 중 잇단 화재사고로 안전점검과 결함시정(리콜)을 진행 중인 BMW 차량 일부가 추석 연휴 기간 또 불에 탔다. 이에 BMW가 실시 중인 리콜 방안에 대한 의구심이 증폭하고 있다.
BMW 피해자모임의 법률대리인 하종선 법무법인 바른 변호사는 26일 "이번 추석 연휴 기간 동안 안전점검을 받은 BMW 520d 차량 2대의 엔진룸에서 화재가 발생해 차량이 전소된 것은 EGR(배기가스재순환장치) 리콜방안이 화재의 원인을 근원적으로 제거하지 못한다는 것을 보여주었다"고 밝혔다. 이어 "국토교통부가 BMW에게 플라스틱 흡기다기관을 금속재질등 내열온도가 높은 흡기다기관으로 교체하라는 강제리콜명령을 내릴 것을 요청한다"고 덧붙였다.
현재 BMW코리아가 실시 중인 리콜이 화재 발생을 잠시 지연시킬 뿐이지 근본적인 화재 발생 원인을 제거하지 못하는 임시방편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하 변호사에 따르면 BMW의 4기통 경유엔진은 DPF(배기가스후처리장치)를 거치지 않고, 오염물질인 입자상물질이 전혀 걸러지지 않은 배기가스를 엔진으로부터 빼내 이를 재순환시키는 고압 EGR시스템을 채택하고 있다. 이는 BMW가 2016년 새로 개발한 신형 3기통 경유엔진과 6기통 경유엔진이 고압EGR과 저압EGR을 모두 적용한 하이브리드EGR 시스템을 적용한 것과는 다르다는 게 하 변호사의 설명이다. 그는 "4기통 경유엔진에 고압EGR을 고집한 것은 화재 발생 사실을 알면서도 무시한 '중과실'"이라며 "여기서 발생한 고열이 플라스틱 흡기다기관에 구멍을 뚫고 화재를 발생시키게 한다"고 주장했다.
하 변호사는 또 최근 국토부와 독일 BMW 고위 임원의 비공개 회동에 대한 의구심도 제기했다. 그는 "국토부는 차량소유자에게 운행중지명령을 내렸던 긴급성의 연장선상에서 같이 BMW에게 흡기다기관을 즉시 교체하라는 강제리콜명령을 내려야 마땅하다"며 "이를 거부한다면 BMW피해자모임은 국토부와 BMW의 비공개회의로 화재발생원인 결함은폐사건을 비용이 최소화되는 EGR모듈교체만으로 종결짓기로 합의했다는 의혹을 제기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김양혁기자 mj@dt.co.kr
지난 24일 강원도 평창군 방림면 방림리 치안센터 앞에서 운행 중이던 BMW 520d 승용차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소방대원들이 화재 차량 진화작업을 펼치고 있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