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김양혁 기자] 국내 렌터카 양대 산맥인 롯데렌탈과 SK네트웍스가 나란히 '총수 부재'라는 악재 속 엇갈린 행보를 이어가 관심이 쏠린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과감한 투자를 등에 업고 국내 1위 렌터카 위치를 유지해왔던 롯데렌탈이 총수 부재로 3년 만에 왕좌의 자리를 위협받고 있다. 과거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수감시절 '구원투수'로 등판한 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은 3년 만에 4위에 불과했던 회사를 끌어올린 데 이어 'M&A(인수합병)'로 선두와의 경쟁에 '마침표'를 찍었다는 평가다.
26일 한국렌터카사업조합연합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국내 렌터카 시장점유율은 롯데렌탈이 24.3%로 1위다. 롯데그룹은 업계 1위였던 KT렌탈을 인수한 이후 줄곧 선두 자리를 지켜오고 있다. 당시 신동빈 회장은 애초 7000억원가량으로 평가받던 KT렌탈에 1조원이 넘는 금액을 베팅하며 손에 쥔 이후 같은 해 6월 그룹으로 편입시켰다.
일각에선 인수 금액이 과도했다는 평가도 나왔지만, 기존 롯데그룹이 영위해왔던 유통과 금융업 등이 렌터카 사업과의 시너지 효과를 내며 우려를 씻어냈다. 지난 2016년 창사 이후 처음으로 영업이익 1000억원을 넘기며 1117억원을 기록했다. 작년 역시 영업이익 1297억원을 기록해 2년 연속 영업이익 1000억원대 행진을 이어갔고, 올해 상반기까지도 영업이익 548억원을 거둬들여 3년 연속 기록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2위인 SK네트웍스가 3위 AJ렌터카를 인수하며 상황이 달라졌다. SK네트웍스의 점유율(12.0%)과 AJ렌터카의 점유율(9.8%)을 더하면 단숨에 20%를 넘어서 1위 롯데렌탈을 바짝 추격하게 된다. SK네트웍스는 올해 말까지 인수 작업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SK네트웍스는 지난 2012년만 해도 국내 렌터카 4위 업체에 불과했다. 지난 2013년부터는 지속해서 영업이익이 줄면서 심각한 부진의 늪에 빠져 있었다가 최신원 회장이 지난 2016년 3월 구원투수로 등판한 이후 반전이 이뤄졌다. 좀처럼 3위인 현대캐피탈을 넘지 못했던 SK네트웍스는 '정체'에 놓였던 렌터카 시장에서 슬금슬금 점유율을 높여왔다. 현대캐피탈이 주로 모기업의 신차 판매 시너지 수단으로 사업을 진행하는 한계를 틈타 2016년 3위로 올라서며 지각변동을 주도했다. 다음 해는 곧바로 부동의 2위였던 AJ렌터카를 끌어내리는 데 성공했다. 그 결과 지난 2009년 말까지만 해도 업계 1위인 롯데렌터카와 운영 대수가 12배 차이 나던 SK렌터카는 7년간 공격적 확장으로 배까지 차이를 좁혔다. SK네트웍스는 올해까지 운영 대수를 10만대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SK네트웍스와 AJ렌터카의 운영 대수를 모두 더할 경우 롯데렌탈과 직접적인 경쟁이 가능해진다"며 "업계 1위를 노려볼 기회를 마련했다"고 말했다.김양혁기자 mj@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