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 시장 노리는 삼성전자 ‘정중동’ 행보…신중론 속 물밑 개발 활발

입력: 2018-09-18 14:28 박정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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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타임스 박정일 기자] 최근 삼성전자의 로봇 개발 행보가 속속 포착되면서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로봇 시장 진출에 대해 아직은 신중한 입장이지만, LG전자 등 글로벌 IT업체들의 움직임에 대응해 전략 제품을 선보일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웨어러블 로봇과 전기자동차 충전 로봇 등의 연구·개발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삼성전자 사내 벤처 육성 프로그램인 C랩에 참여하고 있는 한 팀이 만든 EVAR(Electric Vehicle Automatic Recharging) 이라는 로봇의 작동 모습이 유튜브 동영상으로 공개됐다. 또 삼성전자 종합기술원도 최근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노인용 웨어러블 로봇에 대한 임상시험을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삼성전자 측은 로봇 사업과 관련해서는 아직 공개할 것이 없다며 선을 그었다. C랩의 경우 아직 스핀오프(사업화를 위한 분사)를 하기 전이기 때문에 내용을 확인할 수 없고, 웨어러블 로봇 역시 아직 개발 단계 수준이라 구체적인 내용을 확인할 수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는 지난 2005년 공공 도우미 로봇 사업에 참여하는 등 2000년대 초반에 로봇 사업에 공을 들였지만, 지금은 '로봇 청소기' 외에 딱히 공개적으로 하는 사업을 찾기는 어렵다.

하지만 최근 들어 로봇 사업에 진출하기 위한 여러 물밑 움직임이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삼성전자가 최근 발표한 미래 과학 기술 지원 목록에는 박문정 포스텍 화학과 교수의 전기장 구동 고분자 액추에이터(원동기) 연구가 들어가 있다. 이는 웨어러블 로봇 제작 등에 활용할 수 있는 핵심 기술 중 하나다.

여기에 이달 초에는 로봇공학 분야 연구에 집중할 새로운 인공지능(AI) 연구센터를 미국 뉴욕에 신설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 밖에도 이스라엘 AI 로봇업체 인투이션로보틱스 등 관련 기술 벤처 기업에 대한 투자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주요 IT업체들의 로봇 출시 경쟁이 이어지는 만큼 조만간 삼성전자 역시 조만간 AI를 접목한 고기능 로봇을 선보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미 LG전자의 경우 최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IFA(국제가전전시회) 2018에서 안내 로봇과 청소 로봇 등에 이어 보행을 보조하는 웨어러블 로봇도 선보였고, 소니의 강아지 로봇 '아이보' 역시 최근 열린 IFA 2018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다.

이 밖에도 중국과 터키 등 여러 가전업체들이 전시장에 로봇을 전진 배치했다.

이와 관련, 김현석 삼성전자 CE(소비자가전) 부문 사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구체적으로 말하기 어렵지만 AI가 많이 발전하면 여러 분야에 쓰이게 될 것이며, 로봇이 중요한 애플리케이션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다만 로봇보다는 AI 경쟁력 확보가 우선이라고 전제했다.

박정일기자 comja77@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