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병서 중국경제금융연구소장
![[포럼] `知本主義` 시대, 잠자는 수요를 깨우라](http://contents.dt.co.kr/images/201809/2018091702102322814001[1].jpg "[포럼] `知本主義` 시대, 잠자는 수요를 깨우라")
중국의 부채증가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지만 이미 부채수준을 보면 일본은 더 심하고 미국 영국 한국도 위험수준이다. 학계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부채가 GDP의 100%를 넘어가면 빚 갚고 이자 갚는데 헉헉거리기 때문에 저성장은 불가피하다. 세계가 금융위기 이후 저성장국면에 진입한 것은 이상한 일도 아니다.
저성장국면에서는 기술·돈·정보를 가진 자와 못 가진 자의 양극화는 더 커지게 되어 있다. 이것은 소득 양극화와 소비의 양극화로 이어져 소위 중간층이 사라지고 부자와 가난한 이로 구분되는 'M자형 사회'를 만든다.
난세에 영웅 나고 불황에 거상 난다는 말이 있다. 전 세계가 70여년만에 온 대불황의 구렁텅이에서 빠져 나오느라 10년을 허우적거렸지만 새로운 스타가 등장했다. 바로 미국과 FANG 기업들이다. 지금 세계 시총상위10개 기업은 대부분 최근 20년 내에 등장한 기업들이다. 페이스북·애플·넷플릭스·구글로 대표되는 미국기업들의 특징은 토지도 자본도 아닌 지식을 기반으로 성장한 기업들이다. 미국을 필두로 이젠 자본주의가 아니라 '지본주의'(知本主義)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M자형 사회'는 금융환경이 만든 패러다임 시프트이고 정보화사회가 만든 변화다. 이 문제의 해결은 전통산업의 파이 다시 나누기로 해결될 게 아니다. 미국을 보면 답이 있다. 기업의 기 살리기와 신기술을 통한 기술혁신이 불황탈출과 신 성장으로 가는 지름길이다. 한국은 지금 소득,부동산,소비분야에서 전형적인 M자형 사회로 진입하고 있다. 이미 후기 공업화 사회에 들어선 한국을 공업화시대의 소득재분배 모델로 양극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은 맞지 않다.
잠들어 가는 한국경제는 재벌 벌주기와 공무원채용, 임금인상으로 해결될 상황이 이미 아니다. 글로벌 경제환경과 다른 방향으로 나간 지 한참인데 돌아올 생각은 않고 전통산업의 파이나누기에 올인하면 답이 없다. 한강의 기적을 이룬 한국경제가 세계평균 성장률을 넘지 못하는 상황이 수년째 지속되고 있다. 수요부족을 해결하는 것은 소유경제가 아니라 공유경제다. 잠자고 있는 수요를 공유경제가 깨우고 이것이 경제를 자극해서 활력을 만드는 것이다.
기술이 금융을 만나 핀테크산업이 급성장하고 있는데 한국은 아직도 금산분리 논쟁으로 날이 샌다. 우리가 금융후진국이라고 낮게 보는 중국은 이미 세계 10대 핀테크회사에 5개를 올렸고 한국은 단 한 개도 없다.
사람은 40세가 넘으면 남의 말 안 듣고, 50대가 되면 자기생각을 절대 안 바꾼다고 한다. 한국의 신성장 산업 육성에는 정책결정자들의 유연한 사고가 중요하다. 중국 최고부자 알리바바의 마윈이 경영자로서는 한창 나이인 54세 나이에 은퇴를 발표했다. 자기보다 더 촉이 좋은 후배경영진에 물려주고 교육사업에 전념하겠다는 것이다. 이러니 한국은 제자리고 중국은 저 멀리 가 있는 것이다.
지금 세계 최대 스마트폰,자동차 시장이 된 중국에서 삼성의 스마트폰 점유율이 0%대이고 현대차의 자동차 점유율이 3%대로 추락했다면 전통제조업에서 경쟁력은 이미 말 다했다.그러면 세상에 없던 제품,세상에 없던 비즈니스모델을 가지고 승부해야 한다. 가보지 않은 길에 정부의 시시콜콜한 지도와 가이드라인은 필요 없다. 망하고 흥하고는 기업이 알아서 판단하고 감내하는 것이다.한국, 신 성장산업에 올인 해 성과내지 않으면 M자형 사회의 질곡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한국은 규제로 군기 잡기보다는 사람을 잡아야 산다. 빅데이타,클라우드, AI,로보트 등의 신성장산업에서 글로벌인재가 한국으로 몰려오게 만들어야지 기존인재도 중국으로 미국으로 떠나게 만들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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