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 유튜브·넷플릭스 獨走, 보고만 있을건가

성동규 중앙대 미디어커뮤니 케이션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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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9-16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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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럼] 유튜브·넷플릭스 獨走, 보고만 있을건가
성동규 중앙대 미디어커뮤니 케이션학부 교수
이대로 가다간 곧 망할 것 같다. 한국 영상콘텐츠산업의 미래가 너무 암울하다. 혹자는 1천만 이상을 동원한 영화 '신과 함께2', 시청률 15%를 넘나드는 tvN 인기드라마 '미스터선샤인'등을 떠올리며 말도 안된다고 부정할 수 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미스터선샤인의 시대배경인 구한말, 일본을 비롯한 열강들에 국권을 유린당했던 상황보다도 지금이 더 절박하다.

빼앗긴 나라야 민초들의 독립운동으로 되찾을 수 있지만, 한번 빼앗긴 영상콘텐츠 시장은 되찾을 가능성이 제로에 가깝다. 특히 지금의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같은 디지털 방식으로 유통되는 콘텐츠는 익숙한 플랫폼으로만 소비하는 특징이 있어 한번 시장을 빼앗기면 잘 돌아오지 않아 승자독식 성향이 강하고, 이후 부턴 독점구조를 이어간다. 일례로 영국은 2016년 기준으로 넷플릭스와 아마존 등 글로벌 OTT기업의 시장점유율이 90%를 넘었다. 이 과정에서 다수의 영국 토종 OTT 기업들이 넷플릭스에 밀려 문을 닫았으며, 영국국민들의 절대적 신뢰를 받던 BBC는 시청률 하락등 최대위기에 봉착해 있다.

문제는 넷플릭스와 유튜브같은 글로벌 기업들의 지배력이 한국에서도 더욱 공고해져 간다는 것이다. 국회와 다수의 언론사들이 네이버에 가짜 뉴스 근절과 댓글조작 방지책을 내놓으라고 목청 높일때, 서버가 국내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규제 치외법권에 존재하는 유튜브의 이용자 사용시간은 네이버보다 두배 이상을 기록했다. 넷플릭스도 미스터선샤인 방영권을 300여 억원에 사들이는 등 550 편의 우리나라 인기콘텐츠 확보를 통해 마의 백만 유료가입자를 돌파했다.

이 과정에서 유튜브는 모기업 구글과 함께 국내에서 광고수입으로 4조8천여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넷플릭스 역시 구독료 수입이 증가추세다. 또한 광고수익 극대화를 위해 유튜브는 9월부터 건너뛰기(skip)를 못하는 15~20초 광고를 도입했고, 넷플릭스 역시 중간광고 도입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법인이 해외에 있어 현행법으로는 과세가 불가능해 심각한 국부유출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콘텐츠 투자와 소비, 그리고 재투자로 이어지는 순환고리가 끊어지며 국내 영상콘텐츠 생태계 전체가 급속히 무너져간다는 점이다. 영화 '옥자'부터 곧 공개되는 드라마 '킹덤'에 이르기 까지 넷플릭스는 오리지널 콘텐츠에 1500억원 이상을 투자하면서 국내 제작시장을 넷플릭스 중심으로 재편해 가고 있다. 제일 심각한 것은 바로 플랫폼이다. 지상파나 케이블 TV 등의 유료방송은 말할 것도 없고, 포털이나 통신사가 운영하는 OTT는 힘 한 번 써보지도 못한채 유튜브와 넷플릭스에 안방을 다 빼앗겨 버리기 일보 직전이다. 60·70대 어르신들 마저 '가요무대'나 '종편뉴스' 대신 유튜브의 트로트와 '펜앤드마이크'를 보는 상황이 이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이런 위기는 이미 몇 년전부터 감지되었지만 정부가 과연 어떤 대안을 가지고 있는지 전혀 알 길이 없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최근들어 국회를 중심으로 관련 법안 제정을 위한 공청회 등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유튜브, 넷플릭스 등의 다국적 콘텐츠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국내 서버 설치 의무화, 방송 사업자 규정을 통한 방송법 적용 등이 지금까지의 핵심내용인 것 같다. 이들 내용과 직결되어 있는 것이 바로 이용자 보호와 국내 토종 관련기업들의 보호 및 육성일 것이다. 만시지탄이기에 시간이 없다. 관련법안의 제정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그만큼 현 상황은 정말 심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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