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국감 앞두고 규제법안 봇물
서버 국내 의무적 설치 주장도
서버 국내 의무적 설치 주장도
내달 국정감사를 앞두고 구글, 페이스북 등 해외 인터넷사업자를 국내 기업과 동일한 법 테두리 내에서 규제하는 법안들이 쏟아지고 있다.
13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김경진 의원은 글로벌 IT기업이 우리 국민에 피해를 줄 경우 국내 서비스 제공을 제한하도록 하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과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고 밝혔다.
개정안은 구글이나 페이스북 등 해외 인터넷 업체의 개인정보 유출, 불법 위치추적 등 피해 발생시 국내법으로 서비스를 중지시킬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핵심으로 하고 있다. 해외 인터넷 사업자가 기술적 조치 의무를 불이행할 경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해당 사업자의 인터넷 서비스 등 전기통신 역무의 제공행위를 중지시키거나 전기통신 설비를 철거할 수 있도록 하고 있고 있다.
변재일 불어민주당 의원도 지난 4일 국내사업자와 해외사업자의 역차별을 해소하기 위해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구글·페이스북·넷플릭스 등 해외 IT업체들이 국내에 서버를 의무적으로 설치하도록 하는 내용이 골자다. 또한 해외 기업의 개인정보보호 의무를 강화하는 정보통신망법 개정안도 국회에서 처리돼 지난 11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됐다. 이번 정보통신망법 개정으로 국내에 주소 또는 영업소가 없는 정보통신서비스제공자 중 일정 기준을 충족하는 사업자는 국내에 대리인을 의무 지정해야 한다.
이처럼 해외 인터넷 사업자와 관련한 법안들이 잇따라 발의되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아직 해 국내외 기업 간 역차별을 해소하게에는 역부족이라는 시각이다. 업계 관계자는 "구글이나 페이스북과 같은 글로벌 기업들과의 역차별 문제는 이들이 국내에 대리인이 없기 때문이 아니라, 규제 당국의 집행력이 담보되지 않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구글, 페이스북 등 해외 인터넷사업자들은 서버가 해외에 있다는 이유로 규제 및 관리의 사각지대로 방치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규제당국이 해외 사업자의 개인정보보호 위반, 저작권 법 위반 사실 등을 조사하는데도 어려움이 크다.
구글 등을 겨냥한 규제강화 움직임은 전 세계적인 추세다. 유럽의회는 12일(현지시간) 언론사와 작가, 예술가, 음반회사 등 콘텐츠 제공업자의 권한을 강화하는 저작권법 초안을 채택했다. 이 초안이 입법화 되면 구글, 페이스북 등 IT기업의 비즈니스 모델에 큰 타격을 준다. 유럽 뿐 아니라 동남아도 움직이고 있다. 베트남에서 내년부터 새롭게 도입되는 '사이버보안법'은 외국 인터넷 기업들에 베트남 내에 데이터를 저장하고 지역 사무실을 열 것을 요구하고 있다.
김경진 의원은 "국내기업과 해외기업의 규제 역차별은 사업자 간 불공정 문제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국가 주권의 실추·포기에 해당한다"면서 "EU(유럽연합), 러시아, 영국, 인도 등 주요 국가들이 글로벌 사업자에 대한 강력한 규제를 내리며 국가의 권위를 찾아가고 있다는 점에서 우리나라도 이제 인터넷 서비스 주권을 지킬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심화영기자 dorot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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