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폭 넓히는 구광모…첫 행보는 `사이언스파크`

"4차 산업혁명 이끌 R&D 메카
AI·빅데이터·AR 등 우선육성
최고인재, 최고성과 창출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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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폭 넓히는 구광모…첫 행보는 `사이언스파크`
구광모 (주)LG 회장(오른쪽)가 지난 12일 오후 서울시 강서구 마곡 LG사이언스파크를 방문해 연구원과 함께 '투명 플렉시블 OLED'를 살펴보고 있다.
LG그룹 제공


취임 76일만에 공식 현장경영

[디지털타임스 박정일 기자] LG그룹 총수인 구광모 LG 대표이사 회장이 취임 후 첫 방문지로 서울 강서구 마곡 'LG사이언스파크'를 선택했다. 이 곳에 각별한 애정을 나타낸 선친인 고(故) 구본무 선대 회장의 유지를 잇겠다는 의지와 함께, 미래 성장동력 육성을 위한 혁신에 주력하겠다는 경영 방침을 대내·외에 보여줬다는 분석이 나온다.

13일 LG그룹은 구 회장이 전날 오후 LG의 융복합 R&D 클러스터인 서울시 강서구 마곡 소재 LG사이언스파크를 방문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6월29일 지주회사인 LG 대표이사로 취임한 이후 첫 공식 경영행보다.

이번 방문에는 권영수 LG 부회장을 비롯해 안승권 LG사이언스파크 사장, 박일평 LG전자 사장, 유진녕 LG화학 사장, 강인병 LG디스플레이 부사장 등 계열사 R&D 책임 경영진이 함께 했다. 또 올해 신설된 LG 차원의 CVC(벤처 투자회사)인 LG 테크놀로지 벤처스의 김동수 대표도 참석했다.

구 회장은 LG사이언스파크에서 진행 중인 성장사업과 미래사업 분야의 융복합 R&D 현황을 점검하고, LG전자의 '레이저 헤드램프' 등 전장부품과 LG디스플레이의 '투명 플렉시블 올레드(OLED)' 등 차세대 디스플레이 제품들을 살펴봤다. 이어 계열사 경영진과 함께 4차 산업혁명의 공통 핵심 기술인 인공지능(AI), 빅데이터,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분야의 기술을 우선 육성하는 방안 등에 대해 논의했다고 그룹 측은 설명했다.

구 회장은 이 자리에서 "LG사이언스파크는 LG의 미래를 책임질 'R&D 메카'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그 중요성이 계속 더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글로벌 선도기업과 전략적인 차원에서 '오픈 이노베이션'을 적극 추진하는 동시에 국내는 물론 북미, 일본에서 우수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는 중소·스타트업 발굴에 나서달라고 주문했다.

이어 미래성장 분야의 기술 트렌드를 빨리 읽고 사업화에 필요한 핵심 기술 개발로 연결할 수 있는 조직과 인재를 확보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구 회장은 R&D 책임 경영진에 "LG의 미래에 그 역할이 매우 중요한 사이언스파크에 선대 회장께서 큰 관심과 애정을 가졌듯 저 또한 우선순위를 두고 챙길 것"이라며 "최고의 인재들이 최고의 환경에서 최고의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해 주시고, 저도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지난 4월 오픈한 LG사이언스파크는 구본무 전 회장이 각별히 챙기던 곳이다. 2015년 12월 연구동 건축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던 당시 영하의 날씨에도 건설 현장을 둘러봤으며, 지난해 9월 5일에는 생전 마지막 공식 일정으로 마무리 건설 현장을 시찰한 적이 있다.

재계에서는 구 회장이 선대 회장인 고 구본무 회장의 집무실을 그대로 두고 대외 활동을 자제하는 등 연말까지는 조용한 행보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됐으나 전격적으로 현장을 찾은 것은 상당한 '메시지'를 내포한 것으로 보고 있다. 우선 그룹의 미래먹거리 확보를 위해 4차 산업혁명의 핵심으로 꼽히는 인공지능(AI), 5G, 로봇, 바이오 등의 분야를 뒷받침할 연구개발(R&D) 활동에 힘을 실어주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보인다.

구 회장의 이번 방문이 총수 승계의 '정통성'을 확인하려는 의도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올해 만 40세로 비교적 젊은 나이에 총수직에 오른 데다 양자라는 안팎의 시선을 고려했을 때, 구 회장이 구본무 회장의 일생의 업적으로 꼽히는 사이언스파크를 첫 공식 행보로 정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여기에 연말 정기 임원 인사를 앞두고 그룹 안팎에서 벌써 '조기 인사설'이 제기되는 가운데 '조직 다잡기'의 효과를 노렸다는 분석도 있다.

재계 관계자는 "구 회장은 지난 6월 LG 대표이사 취임 이후 경영현안을 파악하고 미래 준비를 위한 경영 구상에 집중하고 있다"면서 "이번 현장 방문을 시작으로 총수로서의 행보를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정일기자 comja7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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