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특허청에 따르면 심사관의 과도한 심사업무에 따른 심사품질 저하를 해소하기 위해 매년 특허심사관을 지속적으로 늘린 결과, 심사결과에 대한 출원인의 수용도가 높아졌다.
특허청은 지난해 30명, 올해 16명 등 심사관의 적정 심사처리를 위해 해마다 특허심사관 증원에 나서 2006년 714명에서 지난해 866명으로 1.2배 가량 늘었다. 그 결과, 심사결과에 대한 출원인의 수용도가 2016년 91.9%에서 2017년 93.2%, 2018년 93.5%로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 심사관의 심사결정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고 받아들이는 출원인 비중이 늘고 있는 것이다.
특허청은 과거 20개월 수준인 특허심사처리기간을 단축하기 위해 모든 역량을 들여 현재 10개월 이내로 앞당겼다. 그러나, 심사관 충원이 제때 이뤄지지 않고, 심사물량이 꾸준히 늘면서 심사관은 과중한 심사물량을 처리해야 하는 부담으로 심사품질 저하 문제가 불거졌다.
2015년 기준 심사관 1인당 심사처리 건수는 미국 73건, 유럽연합(EU) 57건, 일본 110건인데 반해 우리나라는 191건으로 주요국에 비해 지나치게 많은 심사물량을 소화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와 심사환경이 유사한 일본과의 심사관 1인당 처리건수는 2013년 1.4배에서 2015년 1.7배로 격차가 더욱 벌어지고 있다.
이 때문에 심사품질의 척도를 보여주는 '특허 무효율'은 2014년 기준으로 53.2%로, 일본(20.6%)보다 두 배나 높다. 한정된 기간에 처리해야 할 심사처리 물량이 많다보니 제대로 된 심사를 하지 못해 나타난 결과다.
이에 반해 미국 등 주요국의 특허청은 자국 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특허품질을 높이는 정책에 적극 나서고 있다. 중국은 특허심사 품질과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10년 전 2000∼3000명에 불과한 특허심사관을 1만명으로 늘리는 등 자국의 기술혁신과 지식재산권 보호에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특허청은 앞으로 더 많은 전문인력을 심사관으로 뽑아 고품질 심사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충원된 심사관의 77.3%가 석·박사 고급 이공계 인력이고, 이중 63.6%가 여성 심사관이라는 점에서 심사관 충원이 양질의 일자리 창출과 경력단절 여성과학자 등의 전문성을 활용하는 데 의미가 크다.
천세창 특허청 특허심사기획국장은 "혁신성장을 주도하는 강한 지식재산 창출은 고품질 심사서비스에 시작된다"며 "심사인력 증원을 통해 신속·정확한 특허심사가 이뤄지도록 노력하고, 여성 과학기술인 등 고급 이공계 인력을 충원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대전=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