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정권 코드 맞추기에 급급한 정부기관들

[사설] 정권 코드 맞추기에 급급한 정부기관들
    입력: 2018-09-12 18:04
금감원, 통계청, 한국개발연구원(KDI) 등 정책당국과 기관들이 정권에 불리한 자료와 통계수치는 축소하거나 삭제하는 등 이른바 정권 코드에 맞추려는 행태를 보이고 있어 우려된다.

KDI는 9월 경제동향 발표에서 그동안 경기에 대한 입장을 '개선 추세'에서 '경기 하락'으로 바꿨다. 그러나 고용 상황이 악화됐다고 하면서도 직접적 원인인 최저임금의 과속 인상에 대해서는 언급 않고 "인구구조 변화로는 설명하기 어렵다"는 등 에둘러 표현했다. 앞서 금감원은 '개인사업자대출119' 자료를 발표하면서 최근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경영 애로를 겪고 있는 한계 개인사업자 등의 대출이 40% 증가했다고 발표했다가 언론이 이를 대서특필하자 부랴부랴 최저임금 영향 부분을 삭제한 수정 자료를 발표했다.

정책당국과 정책연구기관의 정권 눈치 보기 행태는 그들의 본분을 망각한 '곡학아권'(曲學阿權)이나 다름없다. 그들의 고용주는 정권이 아니라 주권자인 국민이다. 그러잖아도 국민은 소득과 고용 악화 통계 자료를 잇따라 발표했던 통계청장이 경질되고 친정권 인사로 교체된 것을 심각하게 보고 있던 터였다. 국민들은 향후 통계청이 발표할 통계데이터의 적실성을 의심할 수밖에 없게 됐다.

이런 마당에 금융당국인 금감원까지 정권 입맛에 맞춘 자료는 내놓는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경제 통계는 국가정책의 기본 데이터일 뿐 아니라 국민경제을 여실하게 보여주는 거울이다. 이 데이터가 특정 목적에 따라 왜곡되거나 윤색되면 국민을 까막눈으로 만드는 것이고 심하게 말을 하면 속이게 되는 것이다. 각 경제주체들은 허상을 토대로 경제행위를 하게 돼 국민경제 회복은 더 힘들어지고 경우에 따라서는 경제 위기로 발전할 수 있다. 정책 당국과 기관들은 정권은 유한하되 국민은 영원하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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