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설실의 서가] 과학도 사회적 創發활동의 산물이다

[논설실의 서가] 과학도 사회적 創發활동의 산물이다
이규화 기자   david@dt.co.kr |   입력: 2018-09-12 18:04
[논설실의 서가] 과학도 사회적 創發활동의 산물이다

판도라의 희망
브뤼노 라투르 지음/장하원 홍성욱 옮김


엄정한 사실을 다루는 과학기술에도 좌파와 우파적 시각이 있다. 해석을 놓고 가치관에 따라 갈린다. 대표적인 것이 기후변화에 대한 상반된 입장이다. 기후변화라는 현상에 대해서는 이의가 없지만 원인과 대책을 놓고는 대립한다. 진보적이라는 좌파적 시각은 화석연료의 사용 등 온실가스를 유발하는 인간 활동이 원인이므로 화석연료 사용을 줄이고 재생에너지로 빨리 전환해야 한다는 것이고, 보수 우파적 시각은 기후변화가 인간 활동에 의해 유발된다는 명확한 증거가 없으므로 에너지 전환을 강요하는 것은 인류에 손해라는 것이다.

'판도라의 희망'의 저자 브뤼노 라투르는 기후변화에 대해선 좌파적 시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는 과학적 사실이 올바르게 수용되기 위해서는 계몽이 필요하다는 시각을 갖고 있다. 인류에 과학기술이 어떤 의미이고 인류 발전을 위해서 어떻게 다뤄져야 하는지 연구하는 '과학기술학'을 시도한다. 라투르는 새로운 존재, 그것을 발견하는 과학자, 이 과학자가 발견한 지식이 서로 엉키면서 창발(emergence)되는 또 다른 지식이 논쟁을 통해 불안전한 것에서 완전한 것으로 되는 과정을 '행위자 네트워크 이론'으로 설명한다.

이런 측면에서 라투르는 과학도 사회 속에서 만들어진다는 점을 전제한다. 과학은 인간을 초월한 진리를 만들어내는 활동이 아니라 인간-비인간의 새로운 연합을 낳는 생태적 활동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그의 이같은 주장은 과학이 사회적으로 구성됐다거나 과학적 실재가 단지 '구성되었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그가 내세우는 과학학은 과학적 합리성에 대한 도전이며 반과학이라는 비판을 면치 못했다. 이 책은 그에게 쏟아진 '실재를 모르는 비실재론자', '사회구성주의자', '과학을 이해 못하는 인문학자'라는 비난에 대한 반박으로 쓴 것이다. 1999년 프랑스에서 발간됐지만 한국어판은 올해 나왔다. 라투르는 파리정치대학 미디어랩과 정치예술 과정 명예교수다.

이규화 논설실장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DT Main
가장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