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박정일 기자] "언젠가 파란색 나무로 칠한 문이 있는 수제기타 공방을 차리고 입구 앞 조그마한 의자에 앉아 2시의 데이트 라디오를 듣는 게 꿈이에요." 삼성SDI에서 운송·포장 설계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주명근 책임의 말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SDI가 지난 7월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과 동시에 임직원의 저녁 있는 삶을 응원하기 위해 'Recharge Your Life - 퇴근 후 뭐하세요?' 라는 사내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이 캠페인은 임직원들이 저녁이 있는 삶을 즐기길 원하지만 막상 시작하기 어려운 임직원들을 위해 주위 동료들의 자기계발 모습을 발굴해 소개하는 활동이다.
격주로 사연을 소개하는 이 캠페인은 지금까지 총 4편을 진행했다. 첫 번째 사연으로 지난 7월 합창 조율의 매력을 배우고 생활에 적용하고 있는 임직원의 사연을 소개했다. 2편은 지난 달 2일 '수제기타 만들기'라는 흔하지 않은 취미로 지하실에 자신만의 개인 공방을 만들어 수제 기타 완성에 몰입하고 있는 사연을 소개해 사내에서 좋은 반응를 얻었다. 3편은 캐리커처 그리기, 4편은 주짓수 취미를 가진 임직원을 각각 소개했다.
이 가운데 특히 좋은 반응을 얻었던 주 책임의 경우 MBC 우정의 무대 등 방송무대를 만드는 목수였던 할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수제 기타 만들기라는 취미를 시작했다. 젓 직장을 관두고 쉬던 중 수제 기타를 만드는 방법을 연구하기 시작했다는 주 책임은 이후 매주 토요일마다 수제 기타를 만드는 공방을 찾아가 3년 만에 첫 작품을 만들었다.
이후 총 3대의 기타를 만든 주 책임은 이후 아이들을 위한 복층 침대를 만드는 등 목공 일에 더 깊게 빠져들었다. 그는 "미래를 위한 준비라고 생각을 하기 때문에 미래에 대한 불확실을 줄여서 현재에 집중할 수가 있다"며 "단조로운 일을 하는 분들은 창의적인 일들을, 사무실에서 장시간 일하시는 분들은 활동적인 일들을 찾아본다면 삶의 대한 만족도가 조금 더 상승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SDI는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 이후 퇴근 후 시간을 어떻게 활용하고 있는지에 대해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참여자 1284명 중 자기계발을 하고 있다는 임직원 응답자의 59.4%로 나타났으며, 안하고 있는 사람도 36.2%로 높았다. 자기계발의 이유로는 응답자의 53.4%가 스스로의 만족감이라고 답변했다.
전영현 삼성SDI 사장은 "가정이 화목해야 회사 업무에 몰입할 수 있다"며 "나아가 업무에 몰입하고 효율적인 근무로 '일의 질'을 높이면 여가시간을 활용해 가족과의 정을 쌓을 기회가 많아지고 이는 결국 '삶의 질' 향상으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이어 "가정에서의 행복과 즐거움은 활기 넘치는 조직 생활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가정과 회사는 One Team"이라고 덧붙였다.박정일기자 comja77@dt.co.kr
주명근 삼성SDI 책임이 취미로 수제기타를 만들고 있는 모습. 삼성SDI는 지난 7월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과 함께 임직원들의 저녁 있는 삶을 응원하기 위해 'Recharge Your Life - 퇴근 후 뭐하세요?' 사내 캠페인을 하고 있다. <삼성SDI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