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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럼] 다음 금융위기는 더 고통스러울 것

김영익 경제칼럼니스트, 서강대 경제대학원 겸임교수 

입력: 2018-09-10 18:08
[2018년 09월 11일자 23면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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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럼] 다음 금융위기는 더 고통스러울 것
김영익 경제칼럼니스트, 서강대 경제대학원 겸임교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0년이 지났다. 미국을 중심으로 세계 경제가 회복되었지만, 중국 등 일부 국가에서 새로운 리스크가 높아지고 있다. 과거 역사를 보면 위기는 반복되었고, 그 성격은 늘 다르게 나타났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는 미국의 부동산 가격 거품이 붕괴되면서 발생했다. 그해 9월 리먼 브라더스가 파산신청을 한 후 금융위기는 전 세계로 확산되었다. 이와 더불어 유로지역 일부 국가의 국가부채 문제는 실물경제까지 침체에 빠뜨렸다. 2009년 세계 경제는 선진국(-3.5%) 중심으로 1982년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 0.4%) 성장을 했다. 많은 사람들이 일자리와 집을 잃고 큰 폭의 금융자산 감소를 경험했다. 2008년 2월에서 2010년 2월까지 미국에서 869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졌다.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각국 정부와 중앙은행은 과감한 재정 및 통화정책으로 대응했다. 정부는 국채 발행을 통해 지출을 크게 늘렸으며, 선진국 중앙은행은 금리를 거의 0%까지 인하하고 비정상적 통화정책인 양적 완화를 통해 소비와 투자를 부양했다. 2009년 하반기부터 정책 효과가 나타나면서 세계 경제는 회복되었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2010~17년 세계 경제는 연평균 3.7% 성장했다. 금융위기 이전 10년(1998~2007년)의 4.0%보다는 낮지만, 장기 평균 성장률에 거의 접근했다.

그러나 경기 회복과정에서 각 경제주체가 부실해졌다. 선진국의 경우 정부 부채가 크게 증가했다. 선진국 정부 부채가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08년 76%에서 2017년 9월에는 109%로 올라갔다. 신흥국 중에서는 브라질 정부 부채가 같은 기간 62%에서 82%로 급증했다. 신흥국의 기업 부채가 크게 확대되었다. 글로벌 금융위기 전 GDP대비 56%였던 기업 부채가 104%로 늘었다. 터키 기업 부채가 36%에서 67%로 증가했으며, 중국의 기업 부채는 96%에서 163%로 급증했다. 호주 노르웨이 캐나나 등은 가계 부채가 대폭 증가했다. 한국의 가계 부채도 GDP의 74%에서 94%로 높아졌다. 세계 경제가 부채로 성장한 것이다.

이제 부채에 의한 성장의 한계가 들어나고 있다. 미국의 금리 인상과 달러 강세로 취약한 나라부터 위기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최근 맥킨지 보고서(A decade after the global financial crisis: What has (and hasn't) changed?)에 따르면 신흥시장 회사채의 15% 정도가 파산 위기에 몰려있다. 금리가 2% 포인트 오르면 그 비율이 40%로 급증한다는 것이다. 현재 위기를 겪고 있는 터키는 국채마저 상환 불이행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

미국의 부채 문제는 더 심각하다. 금융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세계 부채가 72조달러 증가했는데, 이중 중국 부채가 거의 40%(29조 6천억달러)를 차지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 부채의 절반 정도가 부동산 대출과 관련되어 있다. 방만한 지방 정부의 부실을 중앙정부가 구제해줄 가능성도 낮다. 또한 부채의 15% 정도를 차지하고 있는 그림자 금융도 터지기 일보 직전이다. 올해 1월 말 이후 중국 상하이종합지수가 25% 하락했는데, 주식시장이 미리 신호를 보내고 있는 것이다.

2009년 선진국 중심으로 세계 경제가 침체에 빠졌을 때도 중국 경제는 9.2% 성장했다. '중국만이 자본주의를 구제한다'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그러나 이후 중국이 가장 부실해졌다. 중국이 자본시장을 개방하지 않았고, 금융위기 이후 세계 주요 금융회사의 리스크 관리로 국가간 자금 이동도 위기 전보다 줄었기 때문에 금융시장 전염정도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 작을 수 있다. 그러나 중국 경제가 세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08년 8.5%에서 2017년 15.1%로 높아진 만큼 실물경제에 주는 충격은 클 것이다. 여기다가 2009년 이후로 경기확장을 지속하고 있는 미국 경제가 장단기 금리차이 축소가 시사하는 것처럼 내년 어느 시점에 수축국면에 접어든다면, 그 충격은 더 커질 것이다. 지난 10년 동안 재정 및 통화 정책이라는 무기를 다 소진했기 때문에 다음 위기 극복 과정은 더 고통스러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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