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대책 못 믿는 소상공인, `최저임금 자율협약` 강행한다

근로계약서에 주휴수당 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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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상공인업계가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 보이콧을 위한 단체행동에 돌입한데 이어, 이달중으로 자체적으로 마련한 '자율협약 표준 근로계약서' 배포에 나선다. 청와대 국세청 등에서 자영업자, 소상공인 지원 대책을 발표하고 간담회 등을 통해 업계와 소통에 나설 방침이지만, 영세 사업자들은 자체 기준을 강행할 방침이다.

10일 소상공인연합회에 따르면, 최근 연합회는 노동환경인력위원회 회의를 통해 자율협약 표준 근로계약서를 이달 초 배포하기로 결정했다.

현재 연합회 측에서는 소상공인들이 근로자와 보다 원활히 임금 협상을 할 수 있도록 모바일 앱 형태의 '최저임금 계산기'를 제작하고 있다. 앱 제작이 마무리되는 대로 자율협약 표준 근로계약서 배포를 시작할 방침이다.

소상공인 업계가 이처럼 독자행동에 나선 것은 최저임금과 관련한 정부와 업계의 온도차가 너무 크기 때문이다. 청와대가 10일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이 참여하는 태스크포스의 첫 회의를 연 데 이어 오는 11일에는 국세청이 자영업자·소상공인과 함께하는 세정지원 간담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그러나 정부는 최저임금의 업종별 차등적용 등 소상공인들이 요구하는 주장을 정책에 반영하지 않고 있다.

소상공인연합회가 배포할 계약서에는 △주휴수당을 포함한 금액을 최저임금으로 지급하고 △최저임금 월 환산액은 주휴시간을 제외한 시간을 한 달 근로시간으로 보고 계산한다는 내용 등이 명시될 예정이다. 주휴수당은 '사용자는 근로자에게 1주에 평균 1회 이상의 유급휴일을 보장해야 한다'고 규정한 근로기준법 제55조에 근거한다. 이에 따라 일주일에 15시간 이상 일한 근로자는 주말에 쉬면서 1일치 주휴수당을 받게 된다.

소상공인연합회 관계자는 "지난달 고용부가 입법예고한 '최저임급법 시행령 개정안'을 저지하는 의미에서, 최저임금을 주휴수당이 포함된 금액으로 계산해서 지급하겠다는 내용을 자율협약 표준 근로계약서에 담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앞서 고용노동부는 지난달 10일 주 또는 월 단위로 정해진 임금을 최저임금 적용을 위한 시간급으로 환산할 때, 소정근로시간과 주휴 시간 등 유급으로 처리되는 시간을 합산한 시간으로 나누도록 한다는 내용의 최저임금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 한 바 있다. 유급휴일까지 최저임금 산정 근로시간에 넣도록 한 것으로, 이렇게 되면 한 달 근로 시간은 209시간, 내년도 최저임금 월 환산액은 174만5150원이 된다.

이 같은 계산법은 대법원 판례와 배치돼 논란이 되고 있다. 실제 근로한 시간을 기준으로 월급을 환산해 최저임금 위반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는 게 판례다. 이 판례에 따라 최저임금 산정 기준이 되는 근로시간에서 주휴시간을 제외하면 한 달 노동시간은 월 174시간이 되고, 이를 기준으로 하면 내년도 최저임금 월 환산액은 145만 2900원으로 줄어든다.

문제는 최저임금 시행령 개정안에 대한 이의제기를 고용부가 수용할지 여부다. 이의제기가 수용되지 않을 경우, 소상공인업계의 자율 근로계약서 도입은 불법 행위가 돼 정부와 소상공업계의 갈등이 최고조에 달할 전망이다. 개정안에 대한 이의제기 등 의견제출은 입법예고 기간인 오는 19일까지 가능하며 이후 개정안이 법제처의 법제심사, 차관회의, 국무회의 등을 거쳐 최종적으로 의결되면 공포된다. 현재 한국경영자총협회가 고용부에 개정안에 대한 검토의견을 제출한 상태다. 경총은 최저임금 환산을 위한 시급 계산시간에는 실제 일한 근로시간만 포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이다. 소상공인연합회도 조만간 이의신청을 할 예정이다.

김경선 고용노동부 근로기준정책과 서기관은 "내년도 최저임금법 시행일이 2019년도 1월1일인 만큼 연내 시행령 개정안 입법을 완료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김수연기자 news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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