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과 무대는 소수자의 목소리의 발견과 표현 그리고 공유, 여성 구성원들의 주체적 작업 추구, 평등하고 즐거운 창조과정의 실현을 목표로 2017년부터 활동하는 단체로 사회의 작은 목소리들에 관심을 가지고 지속적으로 작업을 해나가고자 한다.
이번 <우리는 처음 만났거나 너무 오래 알았다>는 4명의 극작가의 4개의 단편들이 옴니버스 형태로 구성된 작품으로 다양한 관점에서 여성과 여성의 관계를 그려내고 있다. 여성들이 서로 관계 맺는 방법, 형태 그리고 관계 맺기를 욕망하고 있는지에 대해 유쾌하게 담아내고 있다.
한국사회에 젠더이슈가 최근에 많이 회자된 가운데 이 작품은 '여성'의 캐릭터를 이야기하지만 '여성'만을 이야기하고 있지는 않다. 이 작품을 이끌고 있는 이인수 연출은 "젠더이슈에 대한 논란과 갈등이 유래 없이 깊어지는 가운데, 첨예한 갈등 상황의 고발과 문제제기가 소통의 시작점이 될 수도 있지만, 각자의 상황에서 서로의 지점을 발견하고 공감하는 것이 그 시작일 수도 있다. 이 연극은 대중적인 코드로 여성의 목소리와 고민에 대한 다양한 관객의 접근성을 높이고자 한다."고 작품의 의도를 밝혔다.
이 공연은 총 4편의 단막극 사돈지간 이야기인 <운전하기 좋은 날>, 쌍둥이 자매의 이야기 <코디네이터>, 오랜 시간 사랑과 많은 것을 함께한 이들의 이야기 <이사>, 유명 영화배우와 그녀의 열혈 팬 이야기 <팬미팅>으로 구성되었다.
이 공연을 통해 관객들은 한국에서 살아가고 있는 여자들의 이야기를 공유하고 남/여의 편 나누기가 아닌, 너 그리고 나 함께 살아가고 살아내는 '우리'의 이야기를 경험하게 될 것이다. 또한 각기 다른 상황에 놓여있는 4작품의 여성 캐릭터들의 관계맺음은 '차이' 속에서도 발견되는 '공통점'을 통한 소통의 시작이 될 것이다. 즉, '다르지만 다르지 않음'의 영의 공유를 기대한다.
각 세대 간 공감될 만한 소재들을 함께 다루어 세대 간의 소통을 추구하고, 남성 관객들이 여성의 경험을 함께 극중에서 경험하며 극중 캐릭터에 대한 이해와 공감을 유도하고, 현재 연극계의 여성 캐릭터 부재에 대한 여성 관객의 욕구 충족을 가능하게 할 것이다.
블랙박스 형태의 소극장인 서촌공간 서로에서는 섬세한 심리묘사와 아름다운 문장, 그리고 다각적인 인물 관계를 가지고 있는 <우리는 처음 만났거나 너무 오래 알았다>가 공연되기에 매우 적합하다. 서촌공간 서로의 극장의 관객의 집중도가 높은 공간의 특성상 공연을 보는 동안 마치 그들 관계 속 존재하는 한 인물로 몰입되는 집중력 그 이상의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또한 차별과 배제를 넘어서기 위해 투쟁하기 보다는 서로를 '알아가고' '말을 거는' 공간으로서 공연 공간을 확장 시키고, 공론장으로 확대한다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도 유의미하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살아가는 이 시간, 다양한 억압과 저항이 존재하고 있는 2018년, 개별적 삶의 소중함과 개성적인 목소리들이 드러나고 어울려질 수 있는 <우리는 처음 만났거나 너무 오래 알았다>를 통해 이 사회가 다방면의 자유로움과 권리가 보장될 수 있는 인식이 생기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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