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철의 까칠하게 세상읽기] 서울은 여전히 滿員이다

[홍성철의 까칠하게 세상읽기] 서울은 여전히 滿員이다
    입력: 2018-09-09 18:05
홍성철 경기대 미디어영상학과 교수
[홍성철의 까칠하게 세상읽기] 서울은 여전히 滿員이다
홍성철 경기대 미디어영상학과 교수

서울 아파트값이 지난주 또 올랐다. 서울 아파트 소유자들은 가격상승을 반기지만 전세를 사는 사람들은 한숨부터 내쉰다. 강북 아파트 소유자들은 강남 아파트 오른 가격에 상대적인 박탈감을 토로한다. 지방 거주자들은 충격을 넘어, 아예 딴 세상 뉴스로 받아들인다. 시장에서 가격상승은 공급보다 수요가 많으면 일어난다. 정부에서는 '투기세력'이 공급을 선점하면서 실수요자들의 선택을 막았다고 보고 있다. 그러면서 실체 없는 투기세력을 상대로 여러 차례 대책을 내놓았다. 반면 시장에서는 정부가 좋은 집에 살고 싶어 하는 욕망을 강제로 누른다면서 반발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시장의 승리다. 정부가 나름 근거를 제시하며 국민 설득에 나섰지만 현재의 상승분위기를 바꾸지 못했다. 양도소득세 인상, 금융권을 통한 대출한도 제한, 임대사업자 등록 등 잇따른 대책에도 아파트값이 계속 올랐다. 정부의 연이은 헛발질은 오히려 시장의 신뢰를 무너뜨렸다. 정부는 여러 대책을 발표하면서도 '사람들이 왜 서울의 아파트를 선호하는지'에 대한 본질적인 고민을 하지 않는 것 같다. 나무만 바라봐서는 숲을 볼 수 없는데도 계속 나무 옆에서만 맴돌고 있다.

'서울은 만원이다'라는 소설이 처음 신문에 연재된 것은 1966년도의 일이다. 당시 서울인구는 380만 명 남짓. 대한민국의 정치 경제 교육 문화의 중심지로서 서울은 그동안 끊임없이 사람들을 끌어들였다. 그로인해 서울은 이미 1990년 인구 1000만 명이 거주하는 메트로폴리스가 되었다. 역대 정부의 정책들은 중산층의 표본인 서울시민들을 위한 주택공급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왔다. 언론이 서울의 주택부족을 이야기하면 이에 화답하듯 부동산대책을 내놓았다.

그동안 정부 대책은 크게 4가지 방향으로 진행됐다. 첫째는 1970년대 강남개발, 1980년대 목동개발처럼 서울시내에 대규모 주택단지를 공급하는 것이다. 이들 지역은 교육특구로 알려지면서 단기간에 서울 중심지역으로 도약했다. 1990년대에는 서울개발의 한계에 부딪히자 서울외곽인 일산과 분당에 신도시 건설을 통해 서울의 직장인들에게 거주공간을 제공했다.

고(故) 노무현 대통령은 은행대출규제강화로 아파트 수요를 억제하는 한편, 세종시와 혁신도시 건설을 통해 서울의 인구집중을 떨어뜨리려 했다. 포부는 원대했지만 의도대로 시장이 움직이지 않았다. 정부부처를 세종시로 옮기자, 남편은 세종시에 거주하고 아내와 아이들은 서울이나 분당에 거주하는 주말부부가 늘어났다. 이 시기 아파트가격은 유례없이 올랐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뉴타운으로 대표되는 도심 재개발·재건축을 통해서 신축아파트를 공급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10여년에 걸친 재개발·재건축 추진은 당시에는 나름 성공적인 정책이었으나 현재 아파트 가격 상승의 주원인으로 지목된다.

역대 정부의 정책들은 모두 서울시민들을 위한 한시적 대책들이었다. 5년 단임제의 현재 대통령제에서는 '똘똘한' 서울아파트대책 하나면 임기 내 평온이 보장됐기 때문이다. 그 이후는 다음 정부의 몫이었다. 실제로 어떤 대책도 10년을 넘어가지 못하고, 서울과 인근 도시 인구급증에 따라 새로운 주거문제를 일으켰다. 서울인구는 1992년 1093만 명을 기점으로 조금씩 감소했지만 경기도와 인천까지 합친, 수도권 인구는 1992년 1961만 명에서 2017년 2567만 명으로, 25년 사이 606만 명(30.9%)이 늘어났다. 서울인구 증가세는 안정되었지만 사람들의 수도권 집중은 완화되지 않았다. 수도권 거주자들의 상당수는 여력만 되면 서울로 거주를 옮기고자 한다.

최근 정부는 서울 및 인근의 그린벨트를 풀어 신도시를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흘리고 있다. 공급이 늘어나면 단기적으로 가격안정화를 가져올 것이다. 그러나 공급이 수요를 창출한다는 세이의 법칙(Say's Law)처럼, 서울과 그 인근의 아파트증가는 지방에서 서울로의 이주를 촉진할 것이다. 그러는 사이 지방의 황폐화는 가속화될 것이다. 국토교통부는 서울시 아파트대책본부가 아니다. 서울 아파트 가격안정도 중요하지만 먼저 서울인구 집중을 어떻게 해결할지에 관한 정책을 내놓아야 한다. 오는 18일은 '서울은 만원이다'의 소설을 쓴 이호철 작가의 2주기 기일이다. 여전히 만원인 서울에서 우리는 왜 힘겹게 왜 살아야 하는 지, 서울 이외에는 대안이 없는지 고민이 필요한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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