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남미 삼킨 무역전쟁… 한국, 20년전 악몽 엄습

무역전쟁·외환시장 리스크 커져
베네수엘라·아르헨 등 국가부도
신흥국 화폐가치도 연일 하락세
韓 국민소득·성장률 등 '빨간불'
의존도 높아 금융불안 방심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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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남미 삼킨 무역전쟁… 한국, 20년전 악몽 엄습

고개드는 금융위기 10년 주기설

도널드 트럼프 미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가 촉발한 미·중 무역전쟁의 쓰나미가 중남미 국가들을 집어 삼키고 있다.

베네수엘라에 이어 아르헨티나가 국가 부도를 냈다. 쓰나미는 브라질 등 나머지 국가들을 향해 마수를 뻗고 있다. 각국 외환시장이 출렁이면서 각국 화폐가치가 연일 폭락하고 있다.

진행되는 양상이 불과 10년전 2008년 남미 각국이 겪었던 금융위기와 매우 흡사하다. 그에 앞서 또 한번의 10년 전 외환위기 악몽까지 불러 일으키고 있다. 외환위기는 우리나라 경제마저 침몰시켰었다. 이에 소위 '금융위기 10년 주기설'마저 나오는 상황이다. 10년만에 새로 찾아온 '국제 금융위기'에 과연 우리는 안전한 것인가,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9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아르헨티나와 터키의 지난달 31일 기준 환율절하율은 연초 대비 50.1%와 42.4%로 가장 높았다. 아르헨티나와 터키의 통화가치가 미국 달러화에 비해 40~50% 가량 떨어졌다는 의미다.

미·중 무역마찰이 장기화되고 미 통화정책 정상화 등 대외리스크가 신흥국 경제를 압박한 탓이다.

아르헨티나와 터키뿐이 아니다. 브라질,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환율절하율도 각각 19.5%, 15.2%로 높다. 특히 브라질의 경우 아르헨티나가 구제금융을 신청한 지난 5월 8일 환율절하율이 8.4%로, 터키 환율불안이 있던 8월 10일 15.5%, 아르헨티나 환율불안이 나타난 8월 31일 19.5%로 환율절하 폭이 크게 확대됐다.

이처럼 신흥국의 취약한 경제 기초체력(펀더멘털)이 금융위기로 번지면 1998년, 2008년과 같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다시 재현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 고개를 들고 있다. 아직은 워낙 외환시장 리스크 관리가 취약한 남미 국가와 터키 등 일부 국가에 한정됐지만, 태풍이 그 세력을 키우듯 위기의 소용돌이 역시 커질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물론 월가의 애널리스트 등 주요 투자은행의 분석가들은 "한국은 과거와 다르다"고 평한다. 터키, 아르헨티나의 금융불안이 신흥국 전반으로 확산될 우려가 커지고 있으나 Fed의 정책변경을 유도할 만큼은 아니며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의 경우 1998년과 같은 위기 상황은 아니라는 것이다.

현재 신흥국 금융불안은 Fed(미국 중앙은행)의 금리인상과 함께 주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책에서 촉발된 불확실성에 기인하고, 미국 등 선진국 경기가 양호하다는 점에서 글로벌 경기 하강에서 비롯되는 신흥국 위기와는 차이가 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1998년 외환위기 역시 갑자기 불어닥친 만큼, 방심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제 지표 악화현상도 만만치 않다. 한국은행이 지난 4일 발표한 '2018년 2분기 국민소득(잠정)'을 보면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397조9592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0.6% 증가했다. 이는 올 1분기 성장률 1.0%보다 0.4%포인트 낮고, 지난 7월 발표된 2분기 속보치보다도 0.1%포인트 내려간 것이다. 이에 주요 해외투자은행(IB)들도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을 낮추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7월 말 2.9%로 봤던 올해 우리 경제 성장률 전망을 지난달 말 2.7%로 0.2%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김민수기자 minsu@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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