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 폭염과 폭우가 겹치면서 자동차보험 여름철 손해율이 급등했다. 이에 올해 하반기 손해보험사들의 자동차보험료 인상이 불가필 할 전망이다.
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주요 손해보험사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지난달 90% 안팎으로 치솟은 것으로 추정된다. 손해율은 손해액을 보험료로 나눈 값이다. 손해율이 100%면 보험사는 본전이지만 100% 이상 올라가면 손해다. 손해율이 100%를 넘는다는 것은 받은 보험료보다 나간 보험금이 많아 보험사가 손해를 입었다는 뜻이다.
손보업계 1위 삼성화재 손해율이 올해 6월 80.6%에서 7월 85.3%, 8월 89.2%로 올랐다. 지난해 동기의 손해율 78%, 80.4%, 79.4%와 비교하면 8월 손해율은 약 10%포인트 높다. 다른 손보사들도 마찬가지다. DB손해보험은 6월 79.2%, 7월 85.4%, 8월 86.3%로 올랐다. KB손해보험도 같은 기간 74.3%, 80.3%, 82.0%로 상승했다. 현대해상은 80.4%에서 87.7%로 올랐다가 87.1%로 다소 하락했지만 여전히 90%에 가깝다.
기상 관측 111년 만 최악 폭염으로 자동차 사고가 늘어난 게 직접적인 원인으로 꼽힌다.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가 삼성화재 가입자들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폭염으로 기온이 섭씨 1도 오르면 교통사고 접수는 평균 1.2% 증가한다. 지난달 하순 상륙한 태풍 '솔릭'은 큰 피해를 남기지는 않았지만, 이후 기습 폭우가 쏟아지며 침수 피해가 나타났다.
올해 1분기 82.6%, 2분기 80.7%를 기록했던 손해율은 폭염과 폭우로 3분기에 급반등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9월 손해율이 다소 낮아져도 80% 중후반대를 기록할 것으로 업계는 추정한다. 적정 손해율 77∼78% 보다 높다.
손보업계는 자동차보험 의존도가 높은 손보사들을 중심으로 금융당국에 보험료 현실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전달하고 있다. 악사손해보험 사장은 지난 7일 윤석헌 금융감독원장과의 조찬간담회에서 "가격(보험료) 책정은 자율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며 "특히 자동차보험은 정비수가 인상 등이 고려돼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지난달 하반기 중 자동차보험료 인상과 관련해 "최근 온라인 전용보험 확산에 따른 사업비 절감 등 인하 요인도 있다"며 보험료 인상에 우회적으로 제동을 건 상황이다.황병서기자 BShwang@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