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산업 규제혁신 정책 뒷걸음질
택시업계의 반발로 미래 교통서비스로 주목받아온 '카풀 앱' 도입이 불발되는 등 신사업 발굴을 위한 규제혁파 정책에 급제동이 걸렸다. 대통령의 규제혁신 선언에도 국회에서 은산분리 및 개인정보 규제 완화가 무산된데 이어 이해 당사자간 갈등으로 규제혁신이 뒷걸음 질 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대통령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 조차 "위원회를 통한 이해관계자 설득에 한계가 있다. 중앙부처와 지자체가 적극적인 행동에 나서야 할 때"라고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면서 규제혁신을 둘러싼 갈등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장병규 4차산업혁명위원회 위원장은 6일 서울 광화문 KT 빌딩에서 "카풀앱 관련 제도혁신을 주제로 한 해커톤을 앞두고 지난해 11월부터 40차례 가까운 대면·유선회의를 통해 택시업계의 참여를 요청, 업계도 참여키로 했지만 지난달말 모든 논의를 거부한다며 불참을 통보해왔다"면서 "이때문에 4~5일 이틀간 택시업계가 빠진 가운데 반쪽짜리 해커톤을 진행했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4차산업혁명위원회는 관련 부처, 업계, 전문가 등 8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최근 대전 KT 대전인재개발원에서 1박2일 일정으로 끝장토론을 벌였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규제혁신 과제중에 하나인 카풀앱은 기존 업계 참여 거부로 논의조차 되지 못했다. 이날 장 위원장은 "택시 이슈를 해결하려면 이해관계자들이 대화를 온전히 시작하는 것 자체가 중요하다"면서 "이해당사자 간 갈등 때문에 신 교통서비스 혁신이 지연돼서는 안 되며, 대화가 안되면 다음 단계로 나아가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날 장 위원장은 규제혁신에 소극적인 관계 부처들을 작심한 듯 비판했다. 그는 "주무부처들의 움직임이 미온적"이라면서 "그것도 나름 이유가 있겠지만 이제 다른 수단을 통해 속도를 내야 한다"고 질타했다. 장 위원장은 관계 부처중 국토교통부가 이해조율과 제도혁신에 적극적이지 않음을 간접적으로 지적했다. 4차산업혁명위원회는 당초 규제혁신과 신사업 발굴 등을 통해 신사업을 발굴하는 역할을 할 것이란 기대를 모았지만, 정부의 무관심과 이해 당사자간 갈등으로 현재는 정부에 정책자문을 하는 기관으로 전락한 실정이다. 4차산업혁명 시대 신산업은 대부분 여러 부처가 연관된 융합영역에서 만들어지는데, 정작 일선 정부부처에서는 규제혁신에 소극적이어서 추진력이 떨어진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실권이 없는 4차산업혁명위원회에 이해조율 역할만 맡기고 혁신산업이 육성될 것이라고 보는 것은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한다. 위원회에 부처를 주도할 강한 권한을 주거나, 각 부처에 보다 강력한 규제혁신을 주문해서 동력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장 위원장은 "결국 규제를 들고 있는 주무부처가 적극적으로 움직이면서 10~20년 후를 바라본 장기적인 비전을 그려야 한다"면서 "10년 내에 자율주행이 현실화될 것이라는 가정 하에 점진적·지속적 변화가 이뤄질 수 있도록 국토부와 서울시가 나서서 택시업계와 논의를 해 나가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러면서 "공유차와 카풀앱이 실용화돼도 운전기사는 없어지지 않는데 택시업계가 과도한 피해의식을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번 해커톤 대회에서는 융복합 의료제품은 상당한 진전이 이뤄졌지만 나머지는 이렇다 할 만한 성과를 얻지 못했다. 실제 콘택트렌즈와 체외진단기기·당뇨치료약이란 3가지 성격을 함께 가진 당뇨렌즈 같은 융복합 의료제품은 기술 개발과 상용화가 쉬운 환경을 만들기 위해 인허가 전담조직을 두는 방안이 논의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올해 중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하고 관련 절차를 진행해 내년 중 전담조직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당뇨렌즈 같은 융복합 의료제품은 인허가·유통 등 절차가 불분명해 예측 가능성이 떨어지다 보니 관련 기업들이 시장에 뛰어들거나 제품을 개발하는 데 어려움이 많았다.
또한 도시지역 내 내국인 공유숙박 허용은 관광진흥법 개정안, 규제프리존법 등 관련 법안이 국회에서 통과되면 본격적으로 논의하는 것으로 의견이 모아졌다. 공유숙박은 1995년 농어촌 지역 내외국인 민박 허용, 2012년 도시지역 내 외국인 민박이 허용됐지만 도시지역 내 내국인 민박은 규제로 묶여 있다. 도시에서는 외국인 대상 공유숙박만 허용되다 보니 코자자 같은 국내 기업이 에어비앤비 같은 글로벌 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역차별을 당하고 있는 실정이다. 장 위원장은 "이해당사자 간 갈등 때문에 더이상 혁신서비스 도입이 지연돼서는 안 된다"면서 "국민 편의가 가장 중요한 기준이 돼야 하고, 산업혁신과 기존 산업 보호도 반드시 국민의 삶이라는 큰 관점에서 해석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경애기자 naturean@
장병규 4차산업혁명위원회 위원장은 6일 서울 광화문 KT 빌딩에서 "카풀앱 관련 제도혁신을 주제로 한 해커톤을 앞두고 지난해 11월부터 40차례 가까운 대면·유선회의를 통해 택시업계의 참여를 요청, 업계도 참여키로 했지만 지난달말 모든 논의를 거부한다며 불참을 통보해왔다"면서 "이때문에 4~5일 이틀간 택시업계가 빠진 가운데 반쪽짜리 해커톤을 진행했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4차산업혁명위원회는 관련 부처, 업계, 전문가 등 8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최근 대전 KT 대전인재개발원에서 1박2일 일정으로 끝장토론을 벌였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규제혁신 과제중에 하나인 카풀앱은 기존 업계 참여 거부로 논의조차 되지 못했다. 이날 장 위원장은 "택시 이슈를 해결하려면 이해관계자들이 대화를 온전히 시작하는 것 자체가 중요하다"면서 "이해당사자 간 갈등 때문에 신 교통서비스 혁신이 지연돼서는 안 되며, 대화가 안되면 다음 단계로 나아가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날 장 위원장은 규제혁신에 소극적인 관계 부처들을 작심한 듯 비판했다. 그는 "주무부처들의 움직임이 미온적"이라면서 "그것도 나름 이유가 있겠지만 이제 다른 수단을 통해 속도를 내야 한다"고 질타했다. 장 위원장은 관계 부처중 국토교통부가 이해조율과 제도혁신에 적극적이지 않음을 간접적으로 지적했다. 4차산업혁명위원회는 당초 규제혁신과 신사업 발굴 등을 통해 신사업을 발굴하는 역할을 할 것이란 기대를 모았지만, 정부의 무관심과 이해 당사자간 갈등으로 현재는 정부에 정책자문을 하는 기관으로 전락한 실정이다. 4차산업혁명 시대 신산업은 대부분 여러 부처가 연관된 융합영역에서 만들어지는데, 정작 일선 정부부처에서는 규제혁신에 소극적이어서 추진력이 떨어진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실권이 없는 4차산업혁명위원회에 이해조율 역할만 맡기고 혁신산업이 육성될 것이라고 보는 것은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한다. 위원회에 부처를 주도할 강한 권한을 주거나, 각 부처에 보다 강력한 규제혁신을 주문해서 동력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장 위원장은 "결국 규제를 들고 있는 주무부처가 적극적으로 움직이면서 10~20년 후를 바라본 장기적인 비전을 그려야 한다"면서 "10년 내에 자율주행이 현실화될 것이라는 가정 하에 점진적·지속적 변화가 이뤄질 수 있도록 국토부와 서울시가 나서서 택시업계와 논의를 해 나가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러면서 "공유차와 카풀앱이 실용화돼도 운전기사는 없어지지 않는데 택시업계가 과도한 피해의식을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번 해커톤 대회에서는 융복합 의료제품은 상당한 진전이 이뤄졌지만 나머지는 이렇다 할 만한 성과를 얻지 못했다. 실제 콘택트렌즈와 체외진단기기·당뇨치료약이란 3가지 성격을 함께 가진 당뇨렌즈 같은 융복합 의료제품은 기술 개발과 상용화가 쉬운 환경을 만들기 위해 인허가 전담조직을 두는 방안이 논의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올해 중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하고 관련 절차를 진행해 내년 중 전담조직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당뇨렌즈 같은 융복합 의료제품은 인허가·유통 등 절차가 불분명해 예측 가능성이 떨어지다 보니 관련 기업들이 시장에 뛰어들거나 제품을 개발하는 데 어려움이 많았다.
또한 도시지역 내 내국인 공유숙박 허용은 관광진흥법 개정안, 규제프리존법 등 관련 법안이 국회에서 통과되면 본격적으로 논의하는 것으로 의견이 모아졌다. 공유숙박은 1995년 농어촌 지역 내외국인 민박 허용, 2012년 도시지역 내 외국인 민박이 허용됐지만 도시지역 내 내국인 민박은 규제로 묶여 있다. 도시에서는 외국인 대상 공유숙박만 허용되다 보니 코자자 같은 국내 기업이 에어비앤비 같은 글로벌 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역차별을 당하고 있는 실정이다. 장 위원장은 "이해당사자 간 갈등 때문에 더이상 혁신서비스 도입이 지연돼서는 안 된다"면서 "국민 편의가 가장 중요한 기준이 돼야 하고, 산업혁신과 기존 산업 보호도 반드시 국민의 삶이라는 큰 관점에서 해석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경애기자 natur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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