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집값 잡겠다면서 광명·안산에 신도시?...반대여론 ‘부글부글’

서울 30㎞ 이상 떨어진 곳에 대체 신도시?
돈없는 사람은 외곽으로 나가 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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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집값 잡겠다면서 광명·안산에 신도시?...반대여론 ‘부글부글’
정부가 수도권 집값 과열 현상을 진정시키기 위해 그린벨트를 풀어 미니신도시를 조성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과 관련해 반대 여론이 들끓고 있다. 사진은 수도권 그린벨트 전경<연합뉴스>



[디지털타임스 박상길기자] "안 그래도 미세 먼지 때문에 미치겠는데 그린벨트 풀어서 개발한다고 설문 조사해보세요. 얼마나 찬성하는지…"(시민 A씨), "미세먼지가 심하고 갈수록 온난화가 심해지는 상황에서 도시민의 건강과 직결된 그린벨트를 마구 훼손하는 것은 자해적인 개발에 불과합니다"(부동산 전문가 B씨)

정부와 여당이 과열된 서울 집값을 진정시키기 위해 수도권 근교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을 풀어 주택을 공급하겠다고 밝힌 것에 대해 일반인과 부동산 전문가 할 것 없이 반대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갈수록 대기환경이 나빠지고 있어 그린벨트 보존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주택이 부족한 서울이 아닌 30㎞ 이상 떨어진 수도권 근교에 미니 신도시를 조성해도 서울로의 출퇴근이 불편해 실수요의 이동이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돼 불붙은 서울 집값을 잡기 어려울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6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추석 전 신규 택지 공급 후보지를 공개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지난 5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신창현 의원(의왕·과천)을 통해 수도권 근교 신규 택지 후보지를 공개했다. 준강남권으로 꼽히는 과천을 제외하면 안산, 의왕, 의정부, 광명 등 서울 접근성이 떨어지는 곳이 대부분이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서울 집값을 진정시키려면 서울에 공급 대책을 내놔야 하는데 정작 서울은 빠져 있다"며 "'앙꼬 없는 진빵'과도 같은 대책"이라고 지적한다. 서울시가 사실상 그린벨트 해제를 반대한 가운데 정부가 서울 어느 지역의 그린벨트를 해제할 지 아직 후보지 밑그림도 나오지 않자 부동산 전문가를 앞세운 예상 지역만 쏟아져 나오고 있다. 현재까지 개포 구룡마을, 서초 성뒤마을·우면산 일대, 방이동, 불광동 일대가 유력한 것으로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서울 주요 지역은 신규 택지 지정까지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당장 토지 보상비 등 재원을 마련해야 하며 해당 지역 주민과 협의도 해야 한다. 지난해 정부가 신규 택지로 발표한 14곳 중 일부는 난개발 우려로 지정을 철회해달라는 반대 여론이 거세게 일었다.

이미 과천 등 신규 택지 공급 후보지로 거론되는 곳에서는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으며 전체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구체적인 인프라 구축과 개발 호재가 전제되지 않은 신도시 조성은 자칫 대규모 미분양을 낳아 불 꺼진 집만 늘어난다는 게 공통적인 목소리다.

일각에서는 안 그래도 미친 집값으로 서울을 벗어나는 탈 서울화(엑소더스)가 심해지고 있는데 이 참에 돈이 없는 사람은 모두 수도권 외곽으로 내쫓으려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된다. 서울은 집값과 전셋값 상승으로 수도권으로 빠져나가는 이른바 '전세난민'이 늘어나면서 1990년 한 해에만 10만명의 인구가 빠져나간 뒤 올해까지 29년째 지속적으로 인구가 유출돼 980만명선이 무너질 위기에 처했다.

통계청이 지난달 발표한 '2018년 7월 국내 인구이동' 중 시·도별 순이동 현황을 보면 서울은 7월 기준 11만2580명이 전입했고 12만1981명이 전출했다. 한달 새 9401명이 순유출된 셈이다. 인구 100명당 이동자 수를 뜻하는 순이동률은 서울이 -1.1%로 전국 시·도 중 가장 높았다.

부동산업계 한 관계자는 "서울 내 주택 공급 대책이 마련되지 않을 경우 집값을 견디지 못하는 젊은 층들이 외곽으로 쫓겨나게 되고, 전세난민도 가속화돼 서울 인구의 노령화가 한층 빨라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상길기자 sweatsk@dt.co.kr

서울집값 잡겠다면서 광명·안산에 신도시?...반대여론 ‘부글부글’
올해 7월 기준 시도별 인구 순이동률 그래프<통계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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