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연·KCB 가계부채 보고서
수치없는 그래프로 정부 눈치
"정부 리트머스 역할훼손 우려"
수치없는 그래프로 정부 눈치
"정부 리트머스 역할훼손 우려"
정부가 정책에 반하는 통계 수치 공개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자, 민간 연구 기관과 단체에서도 정부 정책에 반하는 민감한 수치 공개를 꺼리는 현상이 나오고 있다.
각종 경제 통계는 실제 발현되는 정책의 성과를 판단하도록 하는 것이다. 성과가 좋다면 더 적극 나서고, 문제가 있는 경우 정부가 빠르게 고칠 수 있도록 하는 '리트머스'인 것이다.
정부가 통계에 직접 개입하면 통계의 이 같은 '리트머스' 역할이 훼손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금융연구원과 코리아크레딧뷰로(KCB)는 최근 '가계부채 분석 보고서' 2018년 제1호 를 발표하면서, 주요 그래픽은 공개하면서 그래픽에서 수치를 공개하지 않았다.
발표된 보고서에는 연 소득 2000만 원 이하 가계의 대출규모와 연체율 등을 알려주는 그래프도 포함돼 있었다.
최근 경기가 악화하는 가운데 저소득층의 대출 연체율 등의 자료는 우리 사회 소득계층간 가계소득 현황을 이해하도록 하는 의미가 있다. 특히 보고서는 저소득층 뿐아니라 소득구간별 '신규약정금액' 추이, '소득구간별 2회차 연체율 추이' 등 다른 기관에서는 찾기 힘든 자료들을 담고 있었다.
연구원과 KCB는 취재를 위해 "정확한 수치를 달라"는 요구에 대해, "본래 언론에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연구원은 "해당 자료를 KCB에서 받아 허락을 받아야 한다"는 입장이었고, KCB는 공개 거부 입장을 재차 밝혔다.
그러나 그래픽을 공개하면서도 관련 수치를 공개하지 않는 것은 언론 보도를 막기 위한 조치로밖에 해석되지 않는다는 게 금융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최근 정부가 통계청의 '2분기 가계동향조사(소득부문) 결과' 발표이후 보여준 민감한 반응과 맞물려 일각에서는 이 같은 태도가 "민간 단체들마저 정부 눈치를 보기 시작한 것 아니냐"며 우려하고 있다. 이에 대해 KCB측은 "연구나 회원사 제공 등의 목적이라 언론에는 제공하기 어렵다"며 "통계자료를 언론에 공개하지 않은 지 꽤 됐고, 이번에 발생한 일련의 사태들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에 대해 금융권에 종사하는 한 관계자는 "오비이락일 수 있지만, 미묘한 시점에서 오해를 살 행동"이라며 "민간 기관들이 더욱 객관적인 통계로 목소리를 내줘야 한다"고 말했다.
김민수기자 minsu@dt.co.kr
각종 경제 통계는 실제 발현되는 정책의 성과를 판단하도록 하는 것이다. 성과가 좋다면 더 적극 나서고, 문제가 있는 경우 정부가 빠르게 고칠 수 있도록 하는 '리트머스'인 것이다.
정부가 통계에 직접 개입하면 통계의 이 같은 '리트머스' 역할이 훼손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금융연구원과 코리아크레딧뷰로(KCB)는 최근 '가계부채 분석 보고서' 2018년 제1호 를 발표하면서, 주요 그래픽은 공개하면서 그래픽에서 수치를 공개하지 않았다.
발표된 보고서에는 연 소득 2000만 원 이하 가계의 대출규모와 연체율 등을 알려주는 그래프도 포함돼 있었다.
최근 경기가 악화하는 가운데 저소득층의 대출 연체율 등의 자료는 우리 사회 소득계층간 가계소득 현황을 이해하도록 하는 의미가 있다. 특히 보고서는 저소득층 뿐아니라 소득구간별 '신규약정금액' 추이, '소득구간별 2회차 연체율 추이' 등 다른 기관에서는 찾기 힘든 자료들을 담고 있었다.
연구원과 KCB는 취재를 위해 "정확한 수치를 달라"는 요구에 대해, "본래 언론에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연구원은 "해당 자료를 KCB에서 받아 허락을 받아야 한다"는 입장이었고, KCB는 공개 거부 입장을 재차 밝혔다.
그러나 그래픽을 공개하면서도 관련 수치를 공개하지 않는 것은 언론 보도를 막기 위한 조치로밖에 해석되지 않는다는 게 금융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최근 정부가 통계청의 '2분기 가계동향조사(소득부문) 결과' 발표이후 보여준 민감한 반응과 맞물려 일각에서는 이 같은 태도가 "민간 단체들마저 정부 눈치를 보기 시작한 것 아니냐"며 우려하고 있다. 이에 대해 KCB측은 "연구나 회원사 제공 등의 목적이라 언론에는 제공하기 어렵다"며 "통계자료를 언론에 공개하지 않은 지 꽤 됐고, 이번에 발생한 일련의 사태들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에 대해 금융권에 종사하는 한 관계자는 "오비이락일 수 있지만, 미묘한 시점에서 오해를 살 행동"이라며 "민간 기관들이 더욱 객관적인 통계로 목소리를 내줘야 한다"고 말했다.
김민수기자 minsu@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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