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대통령 지지율 하락 큰요인
소폭 예상 깨고 중폭으로 선회
여당의원 2명 '안전장치' 마련
김영주, 개각초 사임의사 밝혀
소폭 예상 깨고 중폭으로 선회
여당의원 2명 '안전장치' 마련
김영주, 개각초 사임의사 밝혀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30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단행한 중폭 개각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文정부 2기 개각
[디지털타임스 박미영 기자]
30일 단행된 개각은 정책 추진 과정에서 엇박자 논란을 빚은 당사자들의 교체를 통한 인사 쇄신과 경제 정책의 지속 추진에 초점이 맞춰졌다.
또 정치인 입각을 통해 청문 정국을 수월하게 넘겠다는 계산도 깔렸다는 분석이다.
애초 개각은 소폭에 머무를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지만 최근 2주 전부터 '고용 참사' '분배 지표 악화' 등 경제위기감이 확산하면서 중폭 교체로 선회해 분위기 전환을 꾀한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 지지율 하락도 큰 요인으로 작용했을 수 있다.
◇경제기조 불변 의지… 경제부처 대거 제외=이번 개각에서 경제관련 부처는 산업부와 노동부만 포함됐을 뿐 대거 제외됐다. 일각에서는 장하성 정책실장과의 '원톱'논란에 이어 사임설까지 나돈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교체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으나 유임으로 귀결됐다. 엇박자 논란을 빚은 장관은 모두 교체됐지만 김 부총리만 제외된 셈이다.
김 부총리의 유임은 문 대통령이 '팀워크'를 강조하면서 예견됐다. 문 대통령이 유임 결정을 통해 김 부총리를 '경제수장'으로 인정하면서 흔들림 없는 경제정책 추진을 주문한 셈이다. 이는 문 대통령이 정부의 경제정책 기조의 변함없는 추진 의사를 표명한데 따른 결정으로 풀이된다.
산업부와 노동부 장관 교체는 엇박자 논란은 물론 국무조정실이 실시한 장관 업무 평가 결과를 반영한 결정으로 해석된다.
백운규 산업부장관은 탈원전 프레임에 갇혀 국내 주력 산업의 부진 해결이나 혁신성장 정책 추진에 미흡했다는 평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영주 노동부장관 교체는 근로시간 단축·최저임금 인상 등 노동현안을 놓고 당청과 불협화음을 낸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특히 백 장관과 김 장관은 야당이 작성한 '경제파탄 블랙리스트'에 이름이 올라 운신의 폭이 좁아진 점도 고려했을 수 있다. 청와대에 따르면 김 장관은 개각 논의 초기에 사임의사를 밝혔던 것으로 알려졌다.
◇'구설' 오른 장관들 모두 교체=경제부처 외에 송영무 국방부 장관도 논란의 아이콘이었다. 기무사령부의 계엄령 문건관련 늑장보고와 하극상 논란은 물론 '말실수'도 잦아 교체 대상에 이름을 올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청와대가 국방개혁의 지속 추진 차원에서 유임시킬 것이라는 전망도 만만치 않았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논란 털기'를 선택, 국방 개혁 작업이 더 이상 흠집이 나지 않도록 조치한 것으로 분석된다.
김은경 환경부 장관과 정현백 여성부 장관도 엇박자 논란을 일으켰다. 청와대는 정 장관 자리에 진선미 의원을 후보자로 올렸지만 김 장관은 교체 대상에서 빠졌다. 청와대가 조만간 장관 한 자리를 교체할 방침이어서 김 장관이 대상이 될 가능성은 여전하다.
◇정치인 입각 청문회 파고 넘기='인사 트라우마'를 갖고 있는 청와대는 이번 개각에서 유은혜·진선미 등 여당 의원 2명이 교육부와 여가부 장관 후보로 지명됐다. 1기 조각 과정에서 잇따른 후보군 낙마로 7개월간 인사청문 정국을 거쳤다. 그 과정에서 청와대의 인사 검증 시스템이 도마 위에 올랐고 개혁 입법 등 공약이행을 위한 '골든타임'을 허비했다는 비판도 받았다. 이를 반면교사 삼아 이번 개각에서는 2명의 여당의원을 포함하는 '안전장치'를 마련했다. 청와대는 '협치 내각'을 구상했지만 야당의 반발로 구상이 불발되면서 여당의원에 내줬다.
박미영기자 mypar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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