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년간 부동산 대책이 쏟아진 지역이 되려 집값 상승을 주도하면서 부동산 업계에 나온 우스갯소리다. 이 얘기는 8·27 부동산 대책에도 들어맞고 있다.
지난 8·2부동산 대책이 발표된 뒤 전국 집값은 꾸준히 올랐는데 특히 규제가 몰린 서울의 상승 폭이 컸다. 28일 한국감정원의 집값 동향 조사 결과를 분석해본 결과 서울 아파트값은 8·2대책 이후 지난달까지 12개월간 6.32% 올라 8·2대책 이전 1년 상승률인 4.78%를 웃돌았다. 같은 기간 전국 아파트값 평균 상승률이 0.25%이고 규제가 서울에 비해 적었던 지방이 -2.03%의 상승률을 보인 점을 감안했을 때 수치가 압도적임을 확인할 수 있다.
서울은 자치구별로 송파구가 12.17%로 가장 높고 강남구 9.25%, 광진구 8.63%, 용산 8.34% 등의 순으로 지난 1년간 아파트값 상승률이 높았다.
정부가 강력한 부동산 규제 대책을 내놓을수록 똘똘한 한 채를 보유하려는 심리를 자극한 것이 집값 상승으로 이어졌다.
서울은 지난 1년간 아파트 거래가격도 꾸준히 올랐다. 서울 아파트 1㎡당 가격은 올해 1월719만원에서 3월 671만원까지 하락했다가 이후 현재 727만원으로 올해 최고치를 기록 중이다. 정부가 이번 8·27 부동산 대책을 통해 투기지역으로 추가 지정한 종로구, 중구, 동대문구, 동작구 등 4곳도 올해 집값을 주도해왔다.
지난 넉달 간 종로구 아파트 거래가격이 16% 수준으로 급등하면서 가장 많이 올랐고 동작구가 10.4%로 뒤를 이었다. 올해 6∼7월 이들 지역의 집값 상승률은 소비자물가상승률인 0.5%를 넘었다. 정부가 규제하겠다고 밝힌 지역의 부동산 지표가 좋게 나오자 이를 투자유망지역으로 판단한 투기 수요가 늘면서 서울은 전국구 투기판이 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지난달 외지인(관할 시도외 거주자)의 서울 주택구매건수는 2256건으로 6월에 비해 11% 증가했다.
이들 지역은 아파트값 상승과 함께 각종 개발 호재가 이어지고 있다. 이 때문에 향후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정점을 찍고 있다. 한국은행의 8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달 주택가격전망CSI는 109로 7월 대비 11포인트 상승했다. 한은이 2013년 1월 관련 통계를 편제하기 시작한 이래 최대 수준이다. 지수 자체는 올해 2월 112 이후 가장 높다.
최근 집값이 급격히 오른 서울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이 반영된 것이다. 소비자들은 보유세 개편안 발표에 따른 불확실성 해소, 여의도·용산 통합개발 호재 등이 맞물려 서울 부동산 시장 가격이 더 오를 것으로 기대했다.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으로 매매 심리는 더 달아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달 기준 서울 주택매매 소비자심리지수는 130.3으로 최근 6개월 새 최대 상승 폭을 기록 중이다.
부동산업계 한 관계자는 "서울 집값이 오르는 이유는 수요 대비 공급이 적기 때문인데 여전히 이를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집값이 오르는 서울이 아닌 미분양이 많은 수도권에 신규 택지를 공급하는 것은 서울 집값을 안정화하는데 어떤 효과도 발휘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박상길기자 sweatsk@dt.co.kr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