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규성 한국생산성본부 회장
![[포럼] 4차 산업혁명, 교육에 달렸다](http://contents.dt.co.kr/images/201808/2018082802102269640002[1].jpg "[포럼] 4차 산업혁명, 교육에 달렸다")
교육계에서도 최고 화두는 '4차 산업혁명'이다. 산업은 물론 일자리, 일하는 내용 및 방식의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준비가 한창이다. 미래 시대에는 단순 반복적인 일들은 대부분 AI 등이 담당하고, 사람은 새로운 영역을 확장하거나 융복합적인 사고를 바탕으로 창의적인 해결을 필요로 하는 일들을 하게 될 것이다. 이에 창의융합형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교육혁명이 전 세계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학교와 에듀테크(Education+Technology) 산업의 협업이다. 개개인의 수준에 따른 맞춤형 교육이 핵심이기 때문이다. AI를 접목한 학습데이터 분석으로 학습자의 부족한 부분을 집중적으로 학습하게 하고, VR 등을 통해 실제와 같은 학습 경험을 하게 한다. 최근에는 창의 역량 배양을 위해 직접 만들어보는 메이커 교육이 확산되고 있다. 학생들은 직접 학습 주제를 선정하고, 정보를 찾아 문제 해결을 위한 방법을 디자인하며, 협업을 통해 결과물을 완성한다. 우리나라에서는 비교적 생소한 학습법이다. 이에 생산성본부는 미래 교육의 확산을 위해 메이커 교육의 글로벌 선도기업인 '아두이노'와 함께 내달 포럼을 개최한다.
뿐만 아니다. 이미 많은 국가들은 4차 산업혁명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교육제도를 바꾸고 있다. 4차 산업혁명 혁신 국가로 주목 받고 있는 에스토니아의 경우, 유치원 때부터 코딩과 수학 교육을 시작해 컴퓨팅 사고를 익히도록 한다. 미국은 10여 년 전부터 과학, 기술, 공학, 수학 등 과학기술 중심의 스템(STEM) 교육을 공교육에 도입한 바 있다. 일본은 VR 기술을 활용한 가상학교 도입을 시도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아직 논의만 무성하다. 더 이상 지체해서는 안된다. 민·관·학이 긴밀하게 협력해 체계적으로 4차 산업혁명 인재를 양성해야 한다.
우선, 초등교육부터 배움의 내용과 방식이 달라져야 한다. 교과목과 시간의 벽을 허물고 학습 선택권을 대폭 강화해야 한다. 배우는 법, 실패를 극복하는 법, 소통하는 법, 협업하는 법을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어야 한다. 초·중등학교부터 디지털 도구의 활용도를 높이고 메이커 교육을 확대해야 한다. 일방적 지식 전달이 아닌 소통하고 개인 맞춤화된 교육을 시행해야 한다. 이미 미국의 초등학교에서는 구글 클래스룸 등 디지털 도구와 플랫폼을 활용한 교육이 활성화되고 있다. 실패와 재도전의 경험을 통해 조기에 '기업가 정신'을 습득한 우리 아이들이 전 세계를 대상으로 활약할 수 있게 만들어줘야 한다
둘째, 고등교육, 특히 대학혁신이 절실하다. 지금 한국 대학은 위기다. 학령인구가 줄고, 대학진학률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사회요구와 대학교육 간 미스매칭 현상은 고질적이다. 특히 4차 산업혁명 등 미래 변화에 대한 대응이 미흡하다. 대학은 실용성·전문성을 키워 특성화하는 형태로 변화하되, 인재들이 전공을 불문하고 기본적인 ICT 역량을 갖춰 융합할 수 있도록 교육해야 한다. 교육 내용과 수업 방식의 획기적 혁신도 필요하다. 사이버 강의로 프로젝트 중심 교육을 실시하는 '미네르바대', 주체적이고 협업능력이 뛰어난 IT 인재를 양성하는 '에꼴42' 등 새로운 학교가 확산되고 있다. 서둘러 변해야만 한다.
셋째, 4차 산업혁명 기초 역량인 SW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 SW 핵심인재 양성은 물론 전 국민의 SW 역량 강화를 병행해야 한다. SW와 코딩 교육은 문제 해결 역량과 창의력 배양의 지름길이다. 우리나라의 SW의무교육은 초·중등을 걸쳐 51시간에 불과하다. 인도(540시간), 영국(360시간), 중국(142시간), 일본(125시간) 등 주요국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하다. SW 교육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야 한다. 마틴경제발전연구소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글로벌 창의성 지수는 139 개 국 중 31위에 불과하다. 미래 사회에서 창의성은 각 나라의 생산성과 혁신성을 가늠하게 하는 중요한 지표다.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기성세대의 기득권을 과감히 내주는 지혜가 필요하다. 그것을 통해 만들어진 미래 교육에 우리나라 4차 산업혁명의 희망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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