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준모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
![[시론] 稅法 개정, 경기침체 해소가 우선이다](http://contents.dt.co.kr/images/201808/2018082802102269607001[1].jpg "[시론] 稅法 개정, 경기침체 해소가 우선이다")
민생, 공평, 일자리, 소득재분배 등 언어의 마술로 세법이 개정됐다. 그 결과 국민의 부담만 증가했다. 2016년 세법을 개정하면서 민생을 안정시키고 경제 활력을 제고하겠다고 했다. 2017년 정부의 총수입은 전년 대비 28.8조 원 증가했다. 소득세 9.4조 원, 부가가치세 5.6조 원 등 내국세가 21.6조 원 증가했다.
2017년에는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세법을 개정했다. 소득세와 법인세의 최고세율을 올렸다. 이에 따라 금년에는 국세 수입이 302조 5천억 원 수준일 것으로 예상된다. 작년보다 37조 원이 증가한 수치이다. 법인세가 작년보다 21.2%, 소득세는 16.9% 증가하고, 조세부담률도 22%로 오를 것이라고 한다.
지속적인 세금 증가로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작년 5월부터 경기가 추락하여 회복할 줄 모르고 있다. 더욱이 금년 2사분기에는 소득 하위 20% 가구의 소득이 2003년 통계를 작성한 이래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고용 참사도 발생했다. 통계청이 발표한 7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생산가능인구는 전년에 비해 24만 1천 명이 증가했는데 농림어업부문을 제외한 고용은 5만 6천 명이 감소했다.
정부는 2018년 세법 개정으로 소득재분배를 해결하기 위해 조세지출 기능을 강화하겠다고 한다. 또 다시 부자증세의 프레임을 들고 나왔다. 이번에는 부동산이다. 일자리 창출을 위한 세법 개정이라는 말도 빼놓지 않았다. 과연 소득분배가 개선되고 일자리가 늘어날 수 있을까.
작년에도 정부가 양질의 일자리를 늘리겠다고 세법을 개정했다. 증세로 늘어난 것은 공무원 인건비다. 이전지출도 증가했다. 그 결과 고용 참사가 벌어졌다. 이번에는 일자리도 늘리고 소득분배도 개선하겠다고 발표했다. 모두 조세정책으로 달성할 수 있는 목표가 아니다.
이전지출로 일자리를 만들어 낼 수 없다. 근로장려금 제도는 일자리 정책이 아니다. 복지정책이다. 문재인 정부의 최저임금 정책을 폐기하는 것이 일자리 정책이다. 일자리가 없으면 소득분배도 개선할 수 없다.
2018년 세법 개정안에서 부동산세와 관련된 내용은 근본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 공정시장가액비율을 올리고 부동산 세율을 인상했다. 2천만 원 이하 주택 임대소득에도 과세를 시작한다. 주택에 대한 증세로 서민들의 주거비용이 상승한다. 부동산을 보유하면 재산세를 내고 보유 부동산의 가치가 일정 수준 이상이면 종합부동산세도 낸다. 이중과세다. 작년 기준으로 종합부동산세 납부대상자가 40만 명이라고 한다. 공시가격을 올리거나 공정시장가액 비율을 올리면 납부 대상자는 늘어난다. 지자체장이 개발 호재를 언론에 유포하여 부동산 가격을 올리고, 정부가 공시지가를 올리면 부동산 소유자는 가만히 앉아서 세금을 더 내야 한다. 소득이 없어도 세금 내야하고 1가구 1주택도 예외는 아니다. 법률이 아니라 행정부의 판단에 따라 국민 부담이 늘어서는 곤란하다.
재산세와 종합부동세가 증세의 수단으로 악용돼서도 안 된다. 재산세 과표는 공시가격보다는 구입가격으로 고정시키는 것이 더 합리적이다. 보유세를 강화하면 경기가 침체되고 주거비용만 상승한다.
법인세와 소득세, 그리고 재산세를 낮춰야 경기가 회복한다. 경기가 좋아져야 국민들의 삶이 나아지고, 소득분배도 개선된다. 부가가치세를 낮춰야 자영업자들이 산다. 부자증세 프레임에 갇히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 이윤 많이 내는 기업은 경제 성장을 선도하는 기업이다. 성장하는 기업이 투자하고, 소득이 많은 사람이 고용을 늘린다. 경제 성장의 선순환 과정을 증세로 방해하면 경제 성장은 둔화된다.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은 법인세 인하를 통해 고용을 창출하고 경제 성장을 유도했다. 법인세 인하, 소득세 인하, 부가가치세 인하 등 국민 부담을 줄이는 개정안을 보고 싶다. 경기도 살리고 서민도 살리는 개정안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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