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지 미래 SW에 달려 EMC보다 더 큰 회사 만들것"

모슈 야나이 인피니댓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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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지 미래 SW에 달려 EMC보다 더 큰 회사 만들것"
모슈 야나이(Moshe Yanai·사진) 인피니댓 회장은 이스라엘 탱크부대 지휘관 출신이란 독특한 이력을 갖고 있다. 30여 년간 스토리지 업계에 몸담으면서 스토리지 아키텍처 변화를 이끈 인물이다. 탱크부대 지휘관 출신 중 세계 최고 부자라는 수식어도 따라붙는다.

두번째 창업회사 인피니댓을 세우고 모국인 이스라엘과 미국을 오가며 생활하는 그는 "스토리지의 미래는 소프트웨어(SW)에 있다"고 단언했다. EMC의 스토리지 전성기를 이끈 70세의 이 기업가는 "인피니댓을 EMC보다 더 큰 회사로 키우겠다"는 야심찬 각오를 밝혔다.

-많은 스토리지 기업이 플래시메모리에 데이터를 저장하는 올플래시 방식을 채택하는데 전통적 디스크 방식을 쓰고 있다. 이유가 뭔가.

"데이터 폭증 시대에 모든 기업이 성능과 안정성, 비용이란 세가지 과제를 안고 있다. 올플래시는 성능과 안정성은 좋지만 비용이 높다. 대부분 기업이 비용을 간과하고 성능을 고려한 결과다. 그러나 상식을 뒤집으면 기존 디스크 방식으로도 훨씬 빠르고 저렴한 스토리지를 만들 수 있다. SW가 비결이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가능한가.

"우선 디스크를 제어하는 컴퓨터와 디스크의 비율이 중요하다. 소프트웨어정의스토리지(SDS)가 파괴력을 가지려면 스토리지를 제어하는 컴퓨터 성능이 좋아야 한다. 우리는 컴퓨터 한 대로 디스크를 1000개까지 제어한다. 일반 스토리지에 쓰는 싼 조립식 서버로는 한계가 있다.

그러면서 우리는 '매시브 패러랠리즘'이란 기술을 독자 개발했다. 데이터를 64KB 단위로 작게 잘라서 수백개 드라이브에서 병렬처리한다. GPU(그래픽처리장치)를 탑재한 슈퍼컴퓨터가 작동하는 방식과 유사하다. 여기에 플래시메모리보다 천배 빠른 D램을 캐시메모리로 쓴다. 메모리는 디스크에서 미리 데이터를 가져와 준비하고 있다가 명령이 떨어지면 바로바로 작업을 한다. 이 과정에 머신러닝 기술을 접목했다. 전통적 미디어를 쓰면서도 SW와 AI를 이용해 올플래시 스토리지보다 더 빠른 속도를 구현한 것이다."

-구글, 아마존 같은 서비스 기업이 서버와 스토리지를 직접 만들어 쓴다. 하드웨어를 사는 게 아니라 제조업체로 자리매김하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인피니댓의 차별성은 무엇인가.

"SW에서 차별성이 있다. 그들은 물론 더 싸게 하드웨어를 만들지만 그만큼 성능이 떨어진다. 그들이 쓰는 스토리지는 1개 컴퓨터가 4개 드라이브를 제어한다. 반면 우리는 1000개까지 가능하다. 그들이 컴퓨터 비용을 10분의 1로 낮춰도 결국 우리보다 100배 많은 컴퓨터를 써야 한다. 우리는 SW혁신을 통해 답을 얻었다. 싼 기계를 매우 많이 쓰는 것과, 적절한 기계를 한 대 쓰는 것의 차이다. 미국 통신업체 스프린트는 우리 스토리지를 도입한 후 성능은 160배 좋아지고 비용은 870만달러를 줄였다. 40분 걸리던 작업이 15초 만에 끝난다."

-EMC의 전성기를 이끌었고 XIV를 창업해 IBM에 인수된 후 IBM에도 몸담았다. 두번째 창업기업인 인피니댓으로 이루고자 하는 비전은.

"1975년부터 스토리지 산업에 몸담았다. 1990년 파산 직전 상태이던 EMC에 합류해 시매트릭시스템이라는 EMC의 핵심 아키텍처를 만들었다. 이후 EMC는 IBM보다 큰 기업이 됐다. 2000년 스토리지 분야 은퇴를 결심하고 EMC를 나왔다. 의료기기 기업 창업을 준비했다. 그런데 한 대기업 CIO가 시매트릭시스템은 로켓과학자나 운영할 수 있을 정도로 어렵다고 불평하는 걸 듣고 XIV를 창업했다. 관리와 운영을 훨씬 간단하게 만들었다. 이 회사가 IBM에 인수된 후 2007년 두번째 은퇴를 하고 다시 의료기기 영역을 들여다봤다. 그러다 2011년 인피니댓을 설립했다. 과거 성능과 안정성만 봤다면 비용문제를 함께 푸는 게 인피니댓의 비전이다. 인피니댓은 다른 기업에 팔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다른 기업을 인수할 것이다. 그래서 EMC보다 훨씬 큰 회사로 만들겠다. 이미 골드만삭스, TPC, 시게이트에서 3억2500만달러를 투자 받았고, 기업가치는 16억달러에 달한다. 영업이익을 내기 시작해서 더이상의 투자는 필요 없다. 기술로 승부를 걸겠다."

-이스라엘과 미국 양쪽에 본사를 둔 일종의 '이중국적 기업'인데.

"이유가 있다. 기술기업이 성공하려면 세계 기술산업을 이끄는 미국에 본사를 두는 게 유리하다. 시장이 크고 상장에도 장점이 있다. 이스라엘은 첨단제품 설계와 생산에 강점이 있다. 인텔 등 많은 기업이 이스라엘에 R&D 조직을 두고 있다. CEO로서 양쪽을 정확히 절반씩 오가며 경영하고 있다."

-한국 시장의 반응은 어떤가.

"KCC정보통신 등을 통해 올해부터 한국 시장에 본격적으로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통신사, 은행 등에서 기술검증과 테스트를 활발하게 하고 있다. 기업들의 반응이 좋은 만큼 좋은 성과를 기대한다."

안경애기자 naturea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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