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내외 악재 7월 거래대금 '뚝'
영업익 리테일 비중 60% 육박
지나친 의존도 탓에 타격 불가피
"수익구조 홀세일·IB로 전환중"
영업익 리테일 비중 60% 육박
지나친 의존도 탓에 타격 불가피
"수익구조 홀세일·IB로 전환중"
키움증권이 영업이익 비중 60%에 육박한 리테일 사업 부문의 높은 의존도 탓에 하반기 실적전망에 '빨간불'이 켜졌다. 홀세일(wholesale), IB(기업금융) 등 성장 여력이 높은 다른 사업 부문도 미미한 성과를 내면서 하반기 증시 침체에 따른 실적악화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키움증권의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200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2% 급증했다.
미국 금리인상, 미·중 무역분쟁 등 잇단 글로벌 변수로 국내 증시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개인투자자 거래가 급격히 증가한 영향이 컸다. 특히 브로커리지 등을 포함한 리테일 사업부문 영업이익이 1163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462억원) 대비 2배 이상 불어났다. 1월 코스피·코스닥 동반랠리로 월간 거래대금이 347조8000억원을 돌파하는 등 개인투자자가 대폭 유입된 결과다.
키움증권은 업계에서 온라인 기반 브로커리지 부문에서 두드러진 성과로 '리테일 강자'로 자리매김하는 데 성공했다.
문제는 국내 증시를 덮친 대내외 악재로 하반기 거래대금 감소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리테일 사업의 지나친 의존도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적 절반 이상을 책임지는 리테일 사업 부문이 악화하면 전체 실적에도 비상이 걸리게 되는 셈이다.
실제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월 300조원을 돌파한 거래대금은 지난달 197조원으로 쪼그라들었다. 대외 불확실성이 확대함에 따라 거래대금 규모는 더욱 줄어들 전망이다.
올 상반기 전체 영업이익에서 리테일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58.1%로 전년 동기 대비 30.4%포인트나 상승했다. 반면 IB, 홀세일 등 다른 사업부문은 미미한 수준이다. 상반기 홀세일 영업이익은 12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3억원과 비교해 크게 늘었지만 아직 영업이익 비중은 6.3%에 불과하다. IB부문 상반기 영업비중 또한 10.6%에 불과해 이익기여도가 낮다. PI부문 영업이익 또한 급격하게 악화하면서 5.7%에 그쳤다.
증권업계는 하반기 거래대금 감소세가 지속되면서 수익 '쏠림현상'이 극심한 키움증권이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내다본다. 실제로 하이투자증권은 키움증권의 3분기 연결 순이익 전망치를 기존 710억원에서 634억원으로 하향조정하기도 했다.
최근 키움증권은 수익다각화를 위해 이르면 오는 10월을 목표로 캐피탈 자회사 설립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가칭 '키움캐피탈'은 IB에 방점을 찍고 출범 후 키움증권과 시너지를 낼 것으로 회사측은 기대하고 있다. 또 베트남 현지 최대 자산운용사인 비나캐피탈과 자문 계약을 통해 베트남 신규 투자를 검토하기로 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해외에 진출한 국내 증권사 중 유의미한 실적을 낸 곳이 드문 상황에서 키움증권의 베트남 사업이 안착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2010년 키움증권 자회사로 편입된 인도네시아법인 역시 상반기 순익 규모가 8억원에 불과한 수준이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증권업계 전체적으로 대내외 악재로 분위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리테일 기반의 우리 회사 역시 증시 침체에 따른 영향이 있었다"며 "그러나 수익구조를 리테일에서 홀세일, IB로 바뀌는 과정에 있다"고 말했다. 이어 "동남아시장 진출을 위해 계속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베트남 진출의 경우도 지분투자가 될지 인수합병(M&A)이 될지 모르지만, 장기적인 시각으로 지켜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민주기자 stella2515@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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