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각) 로이터통신과 인터뷰에서 "아마 김 위원장과 또 한차례 회담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게 될 가능성이(It's most likely we will) 크다"고도 했다. 다만 시기와 장소에 대해서는 답하지 않았다. 조만간 이뤄질 마이크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을 통해 교착 상태에 빠진 비핵화 협상을 진전시키고 이후 미북 정상회담을 추진하는 방향을 추진 중인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인터뷰에서 북한의 비핵화 조치에 대해 "나는 그들이 그렇게 했다고 믿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나는 김 위원장과 궁합이 좋다. 나는 그를 좋아하고 그도 나를 좋아한다. 그것이 함께하게 만드는 요인"이라면서 북한에 우호적인 입장을 보였다. 또 "북한과 관련해 많은 좋은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면서 "중국이 무역 분쟁을 이유로 과거만큼 북한 문제를 돕고 있지 않다"며 중국에 대한 불만을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의 2차 정상회담 발언은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이 임박한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대해 우호적인 제스처를 취한 것으로 미뤄 폼페이오 장관의 4차 방북 때 비핵화와 종전선언 간 빅딜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21일 소식통을 인용해 "미북 간 판문점 실무회담에서 핵리스트 신고와 비핵화 로드맵 등 진전이 있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이 신문은 또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이 해리 해리스 주한 미 대사에게 폼페이오 장관이 9월 9일 이전에 방북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전했다.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이 한반도 비핵화 논의의 1차 변곡점이 될 전망이다. 결과에 따라 남북정상회담 시기는 물론 의제까지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종전선언과 핵 리스트의 맞교환에 합의하면 비핵화 논의는 순풍을 탈 수 있다.
그러나 양측 입장 차만 확인할 경우 9월 9일 전후 정상회담을 통해 북·중 간 밀착이 강화되면서 북한의 지연 전술이 고착화할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러시아에서 열리는 동방경제포럼을 계기로 북·러 정상 간 회동까지 더해진다면 '북·중·러-미국'이라는 대결 구도가 형성될 수 있다. 이럴 경우 문재인 대통령의 중재 부담은 더욱 커진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운을 띄운 2차 미북정상회담이 성사될 경우 싱가포르 회담에 이어 또 한 번의 전기를 마련하는 시나리오도 예상 가능하다. 비핵화 답보 상태에 대한 미국 내 비판을 잠재우고 11월 중간선거를 위해서는 '북핵 카드'가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절실하기 때문이다.
박미영기자 my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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