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법 개정안 넘겨받는 국회
[디지털타임스 김미경 기자]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공정경제의 토대가 될 공정거래법 개정안은 국회로 넘어간다. 여야 정치권이 재벌개혁이냐 기업 옥죄기냐를 놓고 팽팽하게 맞설 가능성이 크다.
더불어민주당과 정부는 21일 열린 당정협의에서 공정거래위원회의 전속고발권을 폐지하고 재벌 지배구조 규제를 강화하는 내용의 공정거래법 전면 개정안을 내놓기로 했다. 당정은 한국경제 저성장과 양극화를 해소하려면 공정경제라는 주춧돌 위에 소득주도 성장과 혁신성장 정책을 얹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공정거래법 전면개정은 공정경제로 가는 첫걸음이라고 할 수 있다.
공정위는 그동안 재벌과 대기업의 눈치를 보면서 소극적으로 불공정행위를 제재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최근 불거진 공정위 퇴직자 재취업 등 대기업과의 결탁도 오랜 적폐였다. 공정거래위가 독점하고 있던 전속고발권을 검찰·법원 등으로 분산하면 담합 등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불공정 행위를 더욱 적극적으로 제재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크다.
정치권 안에서도 38년 만의 공정거래법 전면 개편에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최근 여야 공동으로 공정거래법 개정과 관련한 공청회를 열기도 했다. 여당인 민주당을 비롯해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 등은 재벌개혁에 무게를 두고 전속고발제 폐지 등 개정안에 긍정적이다.
그러나 한국당도 공정거래법 개정에는 이견이 없으나 정부가 준비 중인 개정안이 기업활동을 통제하거나 대기업 옥죄기 등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공정위의 전속고발권을 폐지하면 고소·고발 남용 등 기업활동이 위축될 수 있다는 재계의 주장과 맥락이 같다. 검찰이 개입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기업들이 부담을 느낄 수 있어 경제 활성화에도 부정적이라고 보고 있다.
김종석 한국당 정무위원회 간사는 "전면 개편은 불가피한 상황이지만 규율 강화가 아니라 경쟁을 촉진하는 방향으로 개정해야 한다"면서 "정부안이 나오면 상임위 안에서 심도 있게 논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김태년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이날 당정협의 이후 기자들과 만나 "공정거래법 전면 개정은 사회 각층의 이해관계에 따라 복잡하게 작용할 수 있다. 지속적으로 충분히 의견을 수렴하겠다"면서 "재벌 개혁과 경제민주화의 법적·제도적 완성을 위해 상법 개정안도 처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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