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내 해외투자 단속 강화로
안방그룹, 미 호텔 처분 추진
국채보유액도 한달새 54조 ↓
안방그룹, 미 호텔 처분 추진
국채보유액도 한달새 54조 ↓
[디지털타임스 윤선영 기자]세계 경제를 휩쓸고 있는 '차이나머니'가 미국 부동산 시장에서 빠르게 발을 빼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주의 정책으로 미국 내 외국 자본들이 대거 이탈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 자본의 탈 미국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위안화 안정을 위해 중국이 해외 투자를 단속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1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 자본의 해외 부동산 쇼핑을 주도한 '보험재벌' 안방(安邦)그룹이 미국의 고급 호텔들을 일괄 처분하려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안방그룹이 뉴욕 맨해튼 센트럴파크 인근의 에식스 하우스 호텔, 와이오밍 잭슨홀의 포시즌스 호텔, 시카고와 마이애미의 인터콘티넨털 호텔 등 미국 내 호화 호텔 15개를 일괄 매각하기로 결정한 뒤 매수자를 물색하고 있다는 것이다.
안방그룹의 이 같은 움직임은 중국 당국이 자국 기업들의 해외 부동산 투자를 제한한 데 따른 조치로 풀이된다. 중국은 미·중 간 무역전쟁이 불거지자 위안화 가치안정 등을 위해 자본 유출을 통제하고 있다. 동시에 미국 정부가 외국인 부동산 매입을 제한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미국은 중국 자본이 자국 경제에 대거 유입될 경우 국가안보가 심각한 위협을 받을 수 있다며 빗장을 걸어잠그고 있다.
안방그룹이 매각하려는 호텔은 2015년 세계 최대 사모펀드인 블랙스톤을 통해 사들인 부동산들이다. 당시 매입액은 55억 달러(6조2000억 원)에 달했다. WSJ은 거래 금액이 워낙 큰 탓에 사우디 국부펀드 등이 관심을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중국계 투자자들이 빠져나가며 미국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성장세가 둔화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실제 올해 2분기 미국 상업부동산시장에서 중국 투자는 10년 만에 순매도로 돌아선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오는 22~23일 미국과 무역협상을 앞두고 있는 중국이 미국 경제를 압박함으로써 양보를 얻어내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가능하다.
여기에 중국은 러시아, 터키 등과 함께 미국 국채 매각에도 힘을 쏟고 있다. 지난 18일 외신들이 분석한 미 재무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 6월 말을 기준으로 외국 투자자들의 미국 국채 보유액은 전월보다 486억달러(약 54조7000억 원)나 감소했다. 이는 2016년 말 이래 최대 규모다. 특히 중국의 6월 미국 국채 보유액은 1조1790억 달러(약 1326조 원)로 전월대비 40억 달러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릭 뉴먼 야후파이낸스 칼럼니스트는 17일 칼럼에서 "중국의 미 국채 보유비중은 6%에 불과하지만 중국의 급매도는 금융시장을 뒤흔들 것"이라고 경고했다.
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