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북 협상 방해말라 압박 분석
"방북 성사 지켜봐야" 신중론도
"방북 성사 지켜봐야" 신중론도
미북 간 비핵화 막후 협상이 진행되는 등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부 장관의 4차 방북을 준비하고 있는 상황에서 북중이 밀착하면 협상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미 국무부는 18일(현지시각) 시 주석의 내달 방중설에 대해 "중국이 북한에 영향력을 발휘해 북한이 비핵화 협상에 진지하게 임하도록 해야한다"고 밝혔다.
미 국무부 대변인실 관계자는 이날 "우리는 북한 문제에 있어 중국과 협력해 왔다"면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합의한 대로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라는 목표로 귀결되도록 중국이 고유한 지렛대를 사용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는 시 주석이 방북해 미북 간 협상을 방해하지 말고 북한의 비핵화를 견인하는 중간자 역할을 하라는 우회적 압박으로 읽힌다. 미국은 그동안 중국이 비핵화 논의에 끼어드는 것을 극도로 경계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을 '포커 플레이어'라고 지칭하는 등 비핵화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질 때마다 중국 배후론을 제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6일 각료회의에서도 "북한과 (미국의) 관계가 매우 좋지만 중국 때문에 다소 타격을 받았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지난 18일 싱가포르 매체인 스트레이츠타임스는 "시 주석이 내달 9일 북한 정권수립 70주년 기념식에 맞춰 북한을 방북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은 시 주석의 방북설에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그러나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중국 공산당 대외 연락부 선발대 수십 명이 지난주 방북한데 이어 주중 북한 대사관에 보안 인력이 추가 배치되는 등의 움직임으로 미뤄 시 주석의 방북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시 주석이 방북한다면 중국 최고지도자의 방북은 2005년 후진타오 전 주석 이후 13년 만에 이뤄지는 셈이다. 시 주석이 정권을 쥔 후 북한을 방문하는 것은 처음이다. 전문가들은 시 주석의 방북하게 되면 북한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을 과시하는 동시에 종전선언 등 한반도 문제에 대한 관여를 공식화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시 주석의 방북이 성사될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도 나온다. 시 주석의 방북 이후 미북 간 협상이 더 꼬이게 될 경우 중국이 되레 책임론에 휘말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시 주석의 9·9절 방북설을 처음 제기한 스트레이츠타임스도 "시 주석의 방북 계획은 마지막까지 변동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박미영기자 my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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