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법 박범석 영장전담부장판사는 18일 허익범 드루킹 특별검사팀이 댓글 여론조작을 공모한 혐의로 김 지사에 대해 청구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박 부장판사는 "공모관계의 성립 여부 및 범행 가담 정도에 관해 다툼의 여지가 있는 점, 증거인멸의 가능성에 대한 소명이 부족한 점, 피의자의 주거, 직업 등을 종합해 보면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 상당성(타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특검은 지난 15일 김 지사가 2016년 11월 9일 드루킹이 운영하는 느릅나무 출판사에서 댓글조작 프로그램 '킹크랩'의 시연을 보고 댓글 여론조작을 승인 혹은 묵인했다며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그러나 법원은 진술이 오락가락하는 드루킹 김모씨가 아니라 일관되게 킹크랩 시연을 본 적이 없고, 드루킹의 댓글조작을 몰랐다는 김 지사의 진술을 더 신뢰했다. 김 지사가 현직 도지사이고, 2차례 특검 소환조사에도 충실히 응한 점, 휴대전화를 임의제출(자진 제출)한 점 등도 구속영장을 기각하는데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김 지사는 영장 기각 이후 서울구치소에서 나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특검이 정치적 무리수를 둔 데에 다시 한 번 대단히 유감"이라고 허익범 특검팀을 비판했다.
오는 25일 1차 수사를 마무리해야 하는 특검팀의 수사는 '무리한 영장청구였다'는 역풍을 맞을 가능성이 커졌다. 수사기간 연장도 불투명해졌다.
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김경수 경남지사가 18일 새벽 영장이 기각되고 서울구치소를 나서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