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김양혁 기자] 진에어가 사상 초유의 '면허취소' 위기를 모면했다. 정부는 미국 국적으로 등기임원을 재직한 사실이 면허취소 사유가 된다면서도, 근로자 고용불안, 소액 주주 손실 등을 고려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김정렬 국토부 2차관은 1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한 브리핑에서 "불법 등기이사 재직 논란을 빚은 진에어에 대한 면허취소 여부를 종합적으로 검토한 결과 취소 처분을 내리지 않기로 최종 결론 내렸다"고 밝혔다.
당국은 올해 4월 미국 국적자인 조현민 전 부사장이 2010∼2016년 진에어 등기이사를 지냈다는 사실이 드러난 이후 불법 논란이 일자 진에어에 대한 책임을 묻기 위해 법률 검토와 청문 절차를 진행했다.
외국인 임원 재직은 이전 항공법 제114조 제5호와 같은 법 제6조 제1항 제1호에 항공운송사업 면허 결격 사유로 규정돼 있다. 또 이전 항공법 제129조 제1항 제3호는 면허 결격사유에 해당하게 된 경우를 면허취소 사유로 규정하고 있다.
항공법은 작년 3월 항공사업법으로 개정됐고, 항공사업법 시행 전 면허결격사유가 발생한 경우에는 종전의 항공법을 따르도록 경과규정을 두고 있다. 이에 따라 진에어의 경우 면허취소 사유에 해당한다.
국토부는 법률·경영·소비자·교통 등 관련 분야 전문가로 구성된 면허 자문회의에서 '법질서를 지키기 위해 면허취소를 해야 한다'와 '외국인 등기임원 재직으로 실제 법익 침해가 있지 않았다'는 의견이 나왔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내용을 종합한 결과 면허 취소로 달성 가능한 사회적 이익보다 면허취소로 인한 근로자 고용불안정, 예약객 불편, 소액주주와 관련 업계 피해 등 사회경제적으로 초래될 수 있는 부정적 파급효과가 더 크다고 판단해 면허취소를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다만 면허를 취소하지 않더라도 '갑질' 물의를 일으킨 진에어에 대해 경영정상화를 위한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수용해 국토부는 일정기간 신규노선 허가 제한, 신규 항공기 등록과 부정기편 운항허가 제한 등을 제재하기로 했다.
진에어 측은 "국토부의 면허 유지 결정 취지를 존중한다"며 "모든 임직원은 고객 가치와 안전을 최고로 여기는 항공사가 되도록 더욱더 노력 하겠다"고 밝혔다.김양혁기자 mj@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