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신 서강대 기술경영대학원장 겸 중국자본시장연구회장
![[시론] 확대 예상되는 미국의 쌍둥이적자](http://contents.dt.co.kr/images/201808/2018081702102269660001[1].jpg "[시론] 확대 예상되는 미국의 쌍둥이적자")
최근 미국경제는 성장률 4%대, 실업률도 4% 아래로 떨어져서 거의 반세기만의 호황이다. 뿐만 아니라 격화되던 미중 무역전쟁에서도 중국이 미국산 제품을 대폭 수입하겠다고 발표함으로써 미국이 기선을 잡아나가는 모양새고, 주가도 미국만이 독야청청 역사적 고점이다.
하지만, 가장 좋을 때 문제가 싹트고 있다는 말처럼 미국경제도 잠재적 불안요인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이 주목하고 있는 대표적인 불안요인은 쌍둥이적자문제. 국제통화기금(IMF)에 의하면 미국 경상수지(무역수지, 서비스수지 및 소득수지의 합)의 GDP대비비율은 2017년은 -2.4%로 지난 5년간의 평균치 -2.5%와 유사했지만, 금년은 -3.0%, 내년에는 -3.4%로 갈수록 더 악화될 거란 전망이다. 그 이유는 물론 중국 등으로부터의 무역적자가 표면적 이유지만, 실은 다른 국가에 비해 경기가 좋아서 수입이 확대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특히 강력한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론 2017년 발표된 향후 10년간 1.5조 달러의 대규모 감세와 세출확대정책이 엄청난 유효수요로 작용한 반면, 제품공급은 이를 쫓아가지 못해 그만큼 수입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재정적자도 마찬가지다. 리만쇼크 이후 급격한 경기악화 때문에 한때 GDP 대비 재정적자비율이 -10%대까지 갔지만, 그 후론 3%대로 안정됐었다. 그러나 작년부터 상황이 반전, 재정수지는 다시 악화되기 시작해서 미국 의회예산국(CBO)에 의하면 2~3년 후엔 5%를 훨씬 뛰어넘을 거라고 한다.
그럼 재정여건이 악화되면 어떻게 되나. 한마디로 재정부담 증가에 따라 금융과 실물경제에도 악영향을 줄 거란 게 대다수 의견이다. 재정적자를 메꾸려고 국채발행을 늘리면 장기금리가 상승하고, 장기금리가 상승하면 투자가 줄어들어 결국 경기에 브레이크가 걸린다는 식이다. 뿐만 아니라 장래 경제가 나빠질 때, 적극재정을 펼 수 있는 정책적 여지가 줄어든 것도 문제다. 금년 하반기 미국의 국채발행액은 작년 동기대비 63%나 급증한 7,690억 달러로 예상되고 있다.
이쯤해서 과거 2차 세계대전 이후의 70여 년간 GDP 대비 재정적자비율의 추세를 살펴보자. 그 비율이 5%를 넘었던 국면은 경기후퇴기, 그것도 11번 중 단 2번밖에 없었다. 따라서 지금처럼 경기가 낙관적이고, 향후 1년 가까이는 경기가 계속 좋을 전망인 때에 GDP 대비 재정적자비율이 -5% 이상일 거란 예상수치는 상당히 특이한 현상이다. 이는 아마도 현재의 재정확대가 예외적이고 필요이상 이뤄지고 있다는 방증일 거라는 게 전문가들 평가다.
물론 트럼프정부는 의회예산국과는 달라서, 재정적자비율이 4% 전후일 거라고 보고 있다. 하지만, 이는 성장률이 3%대의 고성장을 계속 유지한다는 상당히 낙관적인 전제를 깔고 있다. 특히 트럼프정부는 국방비 이외의 지출을 대폭 억제하겠다고 하지만, 연구개발비, 교육비, 주택건설비 등을 얼마나 줄일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또 재정적자가 지속되면 이게 경상수지적자 확대로 연결될 거라는 기대가 글로벌 금융시장에 작용, 국채 금리프리미엄이 상승하면서 미국국채의 해외발행에도 그만큼 차질이 생길 수 있다. 말하자면 과거 미국의 만성적인 쌍둥이적자와 경기둔화의 악순환이 재현될 수도 있단 얘기다.
아무튼 지금은 미중 무역전쟁에서 미국이 승기를 잡아가는 모습이지만, 1~2년 후 경제환경이 바뀌면 무역전쟁도 전혀 다른 국면으로 흘러갈 수 있다는 생각이다. 그때까지 중국은 시간을 끌면서 기업구조조정 등 약점을 보완하려고 할 것이다. 향후 관전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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