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역별 비례제 등 필요성 언급
야 4당, 개편 공감대 이미 형성
연동형·석패율 등 입장차 남아
국회 논의 돼도 진통은 불가피
야 4당, 개편 공감대 이미 형성
연동형·석패율 등 입장차 남아
국회 논의 돼도 진통은 불가피
문 대통령, 여야 5당 원내대표 회동
선거제도 개편 문제를 둘러싼 국회 논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이 16일 여야 5당 원내대표들과 오찬에서 선거제도 개편을 지지한다고 말하면서 국회의 선거제도 개편 논의가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을 제외하고 야 4당은 이미 선거제도 개편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했다. 지난 6·13 지방선거가 계기였다. 지난 지방선거 때 야 4당은 2년이 채 남지 않은 21대 총선에서 당의 존립 문제를 고민할 정도의 참패를 당했다. 현행 소선거구제를 중대선거구제 또는 연동형 비례대표제 중 어떤 제도로 개편할 것인지에 대한 정당별 입장차는 있다. 하지만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민주당을 견제하기 위해 선거구제 개편 문제를 놓고 야 4당은 연합전선을 펼칠 가능성이 높다.
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정의당은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선호한다. 현행 선거제도는 지역구 선거와 비례 선거가 연동되지 않는 병립형 비례제를 도입하고 있다.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정당 득표율, 지역구 당선자 수를 감안해 전체 의석이 배분된다. 하지만 이 경우 국회의원의 지역 대표성을 해칠 수 있다는 지적이 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나온 것이 권역별 비례대표제다. 전국을 5~6개 권역으로 나눈 뒤 권역별 지역·비례 의석수를 할당하고 권역별 정당 득표율에 따라 의석을 배분하는 제도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2015년 19대 총선 결과를 기준으로 시뮬레이션을 한 결과 당시 새누리당은 호남지역에서 4석, 당시 민주통합당은 영남에서 19석을 얻는 것으로 집계됐다.
문 대통령이 이날 오찬회동 모두 발언에서 언급한 선거제도 개편 문제도 권역별 비례대표제에 좀 더 무게가 실려있는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제 개인적인 생각을 말씀드리자면 비례성·대표성을 강화하는 선거제도 개편이 필요하다고 누구보다 일찍 주장했다"며 "2012년 대선 때 이미 권역별 정당명부 비례대표제를 공약했고, 지난 대선 때도 똑같은 공약을 되풀이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비례성과 대표성을 제대로 보장할 수 있는 선거제도 개편에 대해 대통령 개인적으로는 강력하게 지지한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했다.
민주당이 적극 나선다 해도 선거제도 개편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바른미래당·평화당·정의당이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선호하는 것과 달리 자유한국당은 석패율 제도를 선호한다.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도입돼도 불모지인 호남에서 당선자를 배출하기 어려운 데다, 수도권 등에서 다른 정당에 밀릴 수 있기 때문이다. 지역구에서 석패한 낙선후보를 비례대표로 당선될 수 있도록 하는 석패율제를 현행 소선거구제에 더하는 것이 한국당에는 유리하기 때문이다.
헌법 개정 문제도 변수다. 선거제도 개편이 개헌과 연동될 수밖에 없어 개헌 논의나 선거제도 개편 논의 어느 한 쪽이 지지부진할 경우 개헌, 선거제도 개편 논의가 모두 백지화될 가능성이 있다.
이호승기자 yos54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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