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 절개 없이 동물실험 성공
KAIST 권동수 교수 연구팀
KAIST 권동수 교수 연구팀
KAIST는 권동수 미래의료로봇연구단 교수 연구팀이 개발한 유연 원격 내시경 수술로봇인 '케이-플렉스(K-FLEX)'를 이용해 돼지의 담낭을 절개하는 데 성공했다고 16일 밝혔다.
케이-플렉스는 입이나 항문, 요도 등에 들어가 뱀처럼 유연하게 몸 속을 자유롭게 움직이며 관찰한 후, 이상 징후가 발견되면 손가락처럼 생긴 초소형 로봇팔이 나와 수술을 진행한다. 내부 절개만으로 수술이 가능해 출혈량, 세균 감염, 합병증 등의 위험을 줄일 수 있다.
케이-플렉스는 지름 17㎜로 회전과 전·후진이 가능한 오버튜브와 지름 3.7㎜의 수술도구, 모터 구동부, 마스터 조정장치 등으로 구성돼 있다.
기존 상용화된 수술로봇은 복부에 3∼4개의 구멍을 내야 하고, 수술도구 자체가 길고 곧은 형태여서 장기 뒤에 가려진 병변이나 굴곡진 장기 내부의 병변에 접근하기 어려웠다.연구팀은 실험동물인 돼지의 배 표면에 만든 절개 부위에 다양한 방향과 각도로 휘어지는 유연 내시경 수술로봇을 삽입해 병변이 위치한 간과 담낭에 접근시켰다. 이후 내시경의 채널을 통과한 직경 3.7㎜의 소형 수술도구를 이용해 간을 젖혀 수술을 위한 시야를 확보한 뒤 다른 채널을 통과한 수술도구를 이용해 간과 담낭 사이를 절제했다.
모든 수술 과정은 내시경 앞부분에 설치한 카메라를 통해 모니터링하면서 원격 조종장치로 수술을 진행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연구팀은 케이 플렉스에 소형관절기술을 적용해 수술을 하는 로봇팔이 상하좌우로 휘어지거나 최대 90도 까지 굽어지도록 유연하게 만들고 로봇팔이 낼 수 있는 힘을 두 배 이상 끌어올리면서, 크기도 절반으로 줄였다.
연구팀은 지난 6월 영국 런던 임페리얼 컬리지에서 열린 '서지컬 로봇 챌린지 2018'에 관련 기술을 선보여 '베스트 어플리케이션 어워드'와 '오버롤 위너' 상을 동시에 수상했다.
연구팀은 관련 기술을 토대로 '이지엔도 서지컬' 회사를 설립하는 등 다양한 수술로봇을 개발, 상용화하고 있다.
권동수 교수는 "유연한 내시경 로봇을 살아있는 동물의 복강 내에서 이동시켜 병변에 접근해 수술을 진행한 첫 동물실험 이었다"고 말했다.
대전=이준기기자 bongch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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