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시티 사업, 복잡한 이해관계 조율이 성패 가를 것"

과총, 스마트시티 시범도시 포럼
"85개 도시 바로미터 역할 하려면
부처 경계 파괴해 지속 협업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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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시티 사업, 복잡한 이해관계 조율이 성패 가를 것"
14일 서울 강남구 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스마트시티 국가 시범도시 비전과 과제 포럼에서 이연호 연세대 교수(왼쪽부터), 이대식 부산대 교수, 서정일 여시재 연구팀장, 김갑성 연세대 교수, 고진 한국모바일산업연합회장, 정재승 세종시 사업 MP, 황종성 부산시 사업 MP가 토론을 하고 있다. 한국과총 제공
"이상적 그림을 복잡한 이해관계 속에 어떻게 효과적으로 담아내느냐가 사업의 성패를 가를 것이다."

이대식 부산대 교수는 기존 이해관계를 넘어선 거버넌스 마련이 스마트시티 시범도시 사업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정부 4차산업혁명위원회 위원으로 활동 중인 이 교수는 이를 위해서 정부부처간 경계 파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정부의 스마트시티 관련 문제의식이 약하고 하드웨어 중심으로 접근한다는 우려가 있다"면서 "스마트시티에 맞는 인력과 자급생태계, 가치를 확보하려면 전 부처의 종합적 지원이 전제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회장 김명자)가 14일 서울 강남구 과학기술회관에서 '스마트시티 국가 시범도시'를 소재로 개최한 포럼에서 전문가들은 스마트 시티 사업이 4차 산업혁명 기술 관련 종합 플랫폼을 구축하는 의미가 큰 만큼, 과거의 틀을 깨는 접근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정부는 세종 5-1 생활권과 부산 에코델타시티를 스마트시티 국가 시범도시로 선정하고 최근 기본구상안을 발표한 바 있다. 이후 연말까지 마스터플랜을 완성한 후 내년 상반기 중 상세설계를 마무리하고 하반기부터 조성공사에 들어간다. 입주는 2021년 중 이뤄진다.

이대식 교수는 시범도시 사업은 일종의 쇼룸이자 모델하우스 성격을 가지면서도, 일정 기간 후에도 용도폐기 되지 않고 지속돼야 하는 모순된 특성이 있다고 규정하고, 이에 걸맞는 사업전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내 85개 도시가 벤치마킹할 데이터와 경험을 쌓는 동시에 스스로 진화하는 체계를 갖춰야 하는데 이를 위해선 범부처 차원의 협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세종과 부산에 공통적으로 필요한 부분은 두 도시가 협력해 빠르게 진행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고진 한국모바일산업연합회 회장은 세종시는 구성 인구가 편중된 만큼 이를 고려한 사업 기획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고 회장은 "스마트시티 서비스의 재료는 데이터인데 세종시는 특성상 공무원이 많고 평균연령이 낮다"면서 "어떻게 다양한 사람을 입주시켜서 평균적인 데이터를 뽑아낼 지가 과제"라고 말했다. 서정일 여시재 연구팀장은 두 도시가 확실한 특색을 갖고 그 부분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서 팀장은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은 스마트시티 사업의 목표로 화석연료를 쓰지 않는 것을 잡았다"면서 "제철소 폐열로 냉난방을 하고 주택은 에너지 사용을 최소화한 '패시브하우스'로 구현하는 등 신재생에너지로만 도시를 운영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높은 수준의 목표를 세우고 특화하다 보면 스마트기술이 발전할 수밖에 없고 도시는 특색과 문화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이날 행사에서는 정재승 세종시 사업 마스터플래너(MP)와 이날 위촉된 황종성 에코델타시티 MP가 각각 추진전략을 제시했다.

정재승 MP는 블록체인을 통해 개인정보 규제와 중앙집중식 도시 운영방식을 극복한 새로운 도시모델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국내에서는 개인정보 규제로 인해 데이터 활용에 어려움이 많은데 블록체인을 이용하면 익명성이 보장된 개인정보 활용의 폭이 커진다는 것이다. 정재승 MP는 "시민이 참여하고 시민이 원하는 방식으로만 데이터를 활용하는 도시를 만들겠다"면서 "블록체인을 활용해 중앙집중 방식 도시가 아니라 분산화된 도시를 구현하는 시도도 하겠다"고 밝혔다.

자율주행이 보편화되고 개인소유 자동차 대신 공유차가 운행하는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비전도 밝혔다. 주차공간과 대중교통이 크게 부족한 세종시의 문제를 공유차로 풀겠다는 것. 정 MP는 "사람들은 소유 자동차로 도어투도어 이동을 하려는 욕망이 있는데 공유차로 바꾸면 도시 내 자동차를 8분의 1로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생태계를 갖추면 창업·벤처기업들에 신사업 기회가 만들어진다. 시민 데이터를 활용해 스타트업이 제품과 서비스를 개선할 수 있게 돕고, 규제 샌드박스를 만들어 완화된 규제 하에서 다양한 사업 시도가 일어날 수 있게 한다. 유럽 등에 교차 실증도시를 만들어 세종에서 창업하면 그 도시에서도 창업하고 지원받을 수 있게 한다는 구상이다.

황종성 MP는 "최근 국회에서 스마트도시법이 통과돼 사업의 첫단추가 잘 꿰어졌다"면서 "기존 규제에 대해 특례가 주어지는 만큼 가능한 많은 기업이 기회를 얻는 공간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황종성 MP는 "과거 u시티가 실패한 원인은 도시를 제품 제조하듯이 접근해 지속가능성을 확보하지 못한 점"이라면서 "스마트시티는 완성형으로 구축하는 게 아니라 운영 과정에서 진화하도록 설계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리빙랩과 오픈데이터, 개방형혁신 환경에서 시민들이 참여해 도시를 진화시키고 삶의 질을 높이는 게 스마트시티의 핵심"이라면서 "최근 선진국들의 움직임이 그렇고 우리도 그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안경애기자 natur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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