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김양혁 기자] 국내 수입자동차 시장을 주름잡고 있는 중형승용차가 유독 국산차 시장에서만 찬밥이다. SUV(스포츠유틸리티차) 열풍도 있다지만, 근본적으로 경쟁력이 떨어진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12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와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 등에 따르면 올 들어 7월까지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가장 많이 팔린 차종 10종 중 9종이 중형승용차다. 포드 익스플로러가 유일하게 SUV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고급차에서는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 BMW 5시리즈가 터줏대감이고 최근 아우디가 A6로 시장에 재진입했다. 대중차에서도 마찬가지다. 최근 판매재개 시동을 건 폭스바겐 역시 파사트를 앞세워 중형차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파사트는 앞으로 캠리(도요타), 어코드(혼다), 알티마(닛산) 등 일본차 업계와 경쟁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수입차 시장이 중형승용차 '춘추전국시대'로 접어든 것과 달리 국내에선 찬밥신세다. 특히 14차례 국내 최다 판매 차종에 오른 현대자동차 쏘나타가 같은 집안 SUV 싼타페에 밀리고 있다. 쏘나타가 싼타페보다 적게 팔린 적은 이번이 처음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판매량이 저조한 쏘나타 경유차는 생산이 중단된다. 작년 기준 전체 판매량에서 경유차 비중은 2%에 불과했다. 지난달까지 올 들어 국내서 가장 많이 팔린 수입차 1위는 BMW 520d로, 경유차다.
업계 관계자는 "동급 차량이라 하더라도 국산차와 수입차 가격 격차가 큰 데다 브랜드 인지도에서 밀리다 보니 오히려 국산차 구매를 고려하는 소비자는 그보다 더 윗급 차량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 같다"며 "국산 중형승용차가 시장에서 설 자리를 잃고 있다"고 말했다.김양혁기자 mj@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