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연 조성윤 박사 연구팀 개발
한국화학연구원은 조성윤 박사(사진) 연구팀이 열을 전기에너지로 전환해 주는 새로운 형태의 '유연한 열전소재'를 개발했다고 13일 밝혔다.
열전소재는 주변의 열을 전기에너지로 바꾸거나, 반대로 전기에너지로 온도를 낮추거나 올릴 수 있다. 이 가운데 사람의 체온으로 전기에너지를 발생시키면 웨어러블 기기의 자가전원으로 쓸 수 있어 미래 활용도가 높다.
하지만 기존 열전소재에 쓰이는 소재는 제조 공정이 복잡하고 효율이 낮을뿐 아니라, 값이 비싸다. 또 공기 중에서 산화돼 대기 안정성이 취약하고 깨지기 쉬우면서 유연하게 만들기 힘들어 널리 상용화하기 어려웠다.
이 때문에 기존 소재가 지닌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2차원 물질인 '흑린'이 새로운 열전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흑린은 지구에 풍부한 원소인 인(P)으로 만들기 때문에 고갈 우려가 없고, 인체에 무해하다. 다만 공기 중에서 쉽게 산화돼 안정성이 떨어지고, 전기전도도가 낮다는 단점을 지니고 있다.
연구팀은 흑린 덩어리를 얇게 떼낸 후 표면에 금 나노입자와 결합시켜 공기 중 안정성을 높이고, 전기전도도를 획기적으로 향상시킨 새로운 소재를 만들었다. 이 소재는 금 나노입자가 흑린판 표면과의 공기 접촉을 막아 흑린이 공기 중에 쉽게 산화되지 않고 안정적으로 오래 유지되도록 한다. 특히 기존 흑린보다 전기전도도가 6만배 높고, 금 나노입자의 함량을 조절해 소재의 열전 특성을 용도에 맞게 제어할 수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아울러 잉크젯 프린팅 형태로 인쇄할 수 있어 제조 과정이 간단하며 비용도 저렴하다.
조성윤 박사는 "그동안 열전소재로 가능성은 있었으나 안정성 등에 문제가 있었던 흑린 소재의 문제점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고, 구부리거나 휘어지게 하는 특성을 갖도록 해 다양한 웨어러블의 전원장치로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재로화학 분야의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티리얼스' 표지논문에 실렸으며, 국가과학기술연구회의 창의형 융합연구사업의 지원을 받아 연구가 수행됐다.
대전=이준기기자 bongch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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