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효준 "안전진단 받아달라"읍소
서비스 진단대수 일평균 1만대
운행정지 몰린 차주들 반감만
서비스 진단대수 일평균 1만대
운행정지 몰린 차주들 반감만
김양혁 기자
'불차' BMW, 운행정지 오늘 발표
[디지털타임스 김양혁 기자]국내 수입차 시장을 주름잡아왔던 BMW코리아가 최근 잇단 차량 화재 사고의 결함을 의도적으로 은폐한 사실이 드러날 경우 국토교통부로부터 천문학적인 과징금 폭탄을 물게 된다.
결함 은폐 조사에 앞서 정부가 사상 초유의 '운행정지' 처분을 내리면 15일 이후부터는 안전진단을 받지 않은 BMW 결함시정(리콜) 대상 차주는 도로 위로 차를 몰고 나올 수 없게 된다. 이에 김효준 BMW그룹코리아 회장은 안전진단을 받지 않은 차주들에게 "서둘러 서비스센터로 와달라"고 호소했지만, 오히려 차주들의 반감만 키우는 모양새다.
◇ 안전진단 완료 총력 BMW, 1만대 안팎 '운행정지' 직면 = 13일 국토교통부와 BMW코리아 등에 따르면 현재까지 화재 리콜 대상 차량 10만6000여대 중 7만2888대, 68%가 안전진단을 받은 것으로 집계됐다. 회사 측이 못 박은 14일까지 남은 3만4000대에 대한 진단을 마쳐야 하는 것이다. 전국 61개 서비스센터가 하루 평균 감당할 수 있는 차량 대수는 약 1만대로, 최소 1만4000대 차주들은 운행정지 처분에 직면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결국 김효준 BMW그룹코리아 회장이 최근 긴급 기자회견에서 "목표했던 중순(14일) 이전까지 서비스를 마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는 약속은 공수표가 될 전망이다.
◇ 안전진단 완료 시기 임박하자 "서비스센터 와달라" 읍소 = 김 회장은 이날 국회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회의실에서 열린 BMW 화재 관련 긴급간담회에서 "지금까지 안전진단을 받은 차량은 7만3000여대"라며 "나머지 차주도 진단을 받아달라고 간곡히 요청드린다"고 밝혔다. 간담회 직후 기자들과 만난 그는 또다시 "차주들에게 안전진단을 받기를 요청드린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에 따라 차주들 사이에선 "회사 측도 인정한 결함을 왜 소비자에게 떠넘기려 하냐"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BMW 측은 앞서 "리콜 이전 불안 해소를 위해 현재 긴급 안전진단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며 "서비스는 직접 서비스센터를 찾거나 소비자에 직접 찾아가는 서비스 등을 통해 직접 진단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사실상 현재 리콜 대상 차량 안전진단에 투입된 인원의 한계를 드러낸 것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사태수습 천문학적 비용 전망, 적자 폭 확대될 듯 = BMW코리아가 주행 중 잇단 화재사고에 휘말리면서 사태 수습을 위해 지출할 비용도 지속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회사는 이미 작년 인증서류 조작으로 환경부로부터 사상 최대 '과징금 폭탄'으로 608억원을 부과 받은 바 있다. 국토부가 현재 '결함은폐'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는 만큼 조사 결과에 따라 사실로 드러날 경우 사상 최대 과징금을 또다시 경신할 수 있을 전망이다.
현행 자동차관리법 시행령은 안전운행에 지장을 주는 결함을 안 날부터 이를 법에 따라 지체 없이 시정하지 않은 경우 해당 자동차 매출액의 1%를 과징금으로 부과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다른 과징금 조항들이 10억∼100억원으로 과징금 상한액이 설정된 것과 달리 이 조항에는 상한액이 없다. BMW코리아의 작년 매출은 3조6337억원, 판매 대수는 모두 5만9624대다. 이번 리콜 대상이 된 10만6000대는 BMW 코리아의 2년 치 판매량에 육박한다. 만약 '늑장 리콜' 판정이 내려질 경우 리콜 자동차 대수와 매출 규모를 고려할 때 700억원 규모의 과징금이 부과될 수도 있는 셈이다.
여기에 회사 측은 안전진단을 받고 있는 차주들을 대상으로 렌터카를 제공하고 있고, 화재 피해 차주 등이 민사소송을 진행하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과징금 외에 추가 지출도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이미 작년 과징금 지출로 국내 수입차 판매 2위를 기록하고도, 순손실 81억원을 기록한 회사는 올해도 적자 행진을 피할 수 없게 될 전망이다.
김양혁기자 mj@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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