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고위급 회담서 큰틀에 합의
[디지털타임스 박미영 기자]남북이 13일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4차 고위급 회담을 열고 9월 평양에서 정상회담을 갖기로 합의했다. 이날 회담에서 구체적 날짜를 정할 것으로 관측됐지만 공동보도문에는 '9월 안에'라는 문구만 명시됐다. 청와대는 9월 10일 이후로 보고 있다.
남북은 이날 공동보도문을 통해 "회담에서 쌍방은 판문점 선언의 이행 상황을 점검하고 보다 적극적으로 실천해 나가기 위한 문제들을 진지하게 협의했다"고 밝혔다.
3차 남북정상회담 일정과 관련해서는 북측 대표단장인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위원장이 회담 후 "9월에 진행된다. 날짜도 다 돼 있다"며 "기자 선생들 궁금하게 하느라 날짜 말 안했다"고 설명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북측이)초대하는 쪽이니 북측 일정에 맞게 할 것"이라며 "리 위원장이 생각하는 날짜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남북은 4·27 판문점 선언 이행 방안에 대해 중점적으로 논의했다. 판문점 선언 중에서도 남북정상회담 가을 평양 개최와 남북 경제협력 등이 핵심 의제로 다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리 위원장은 종결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남북경협 등) 구체적으로 추동하기 위해 필요한 방법이 모색됐다"며 "중요한 것은 일정에 오른 모든 문제를 진척시키는데 있어서 쌍방 당국이 제 할 바를 옳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남회담과 개별접촉에서 제기한 문제들이 해결되지 않는다면, 예상치 않았던 문제들이 탄생될 수 있고 일정에 오른 모든 문제들이 난항을 겪을 수 있다"고도 했다.
북측이 제기한 문제가 무엇인지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남북 경협 등 대북 제재와 관련된 사안일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 정부가 대북제재 예외를 통해 남북경협 등 판문점 선언을 이행하지 않는다면 정상회담은 물론 공동연락사무소 설치 등 남북이 합의한 사항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압박으로 풀이된다.
한편 미국 국무부는 이날 "북한과의 대화가 제재를 대체할 수는 없다"면서 대북제재 원칙을 재차 강조했다. 미 국무부 대변인실 관계자는 미국의 소리(VOA)에 논평을 내고 "전 세계 국가들에 북한을 압박하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들을 완전하게 이행하는 행동을 하도록 압박을 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을 직접 거론하지 않았지만 이날 남북 고위급 회담에서 대북제재와 관련한 논의를 겨냥한 발언이라는 분석이다.
박미영기자 my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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