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T데스크] 유튜브 천하… 게임의 룰은 공정한가

[DT데스크] 유튜브 천하… 게임의 룰은 공정한가
최경섭 기자   kschoi@dt.co.kr |   입력: 2018-08-12 18:00
최경섭 ICT과학부장
[DT데스크] 유튜브 천하… 게임의 룰은 공정한가
최경섭 ICT과학부장

올해 중학생이 된 작은 아이는 자칭 '유튜브 매니아'다. 월드컵 기간이 열리는 지난 6월에는 유튜브에 올라온 세계 각국의 월드컵 동영상으로 한달 여 넘게 '월드컵 폐인'을 자처했고, 여름 방학에는 유튜버들이 올리는 e-스포츠 중계에 흠뻑 빠져있다. 가족끼리 가끔 TV를 보는 시간에도, 자기방에서 두문불출 유튜브에서 헤어나지 못한다.

유튜브 폐인이 되는 게 아닌가 하는 걱정으로 지인들과 얘기해 보면, 다른 집 사정도 상황은 비슷하다. 상당수의 아이들이 TV도 네이버도 아닌 유튜브 세상에서 취미생활은 물론 게임, 스포츠, 음악, 뉴스까지 제공받고 있는 게 작금의 현실이다. 초등학생들의 장래희망 1순위에 K팝이나 스포츠 스타 등을 따 돌리고 유튜브 방송을 주업으로 하는 '유튜버'가 올라섰고, 유튜브 구독자수 수백만 수천만을 기록한 인기 크리에이터는 연간 수십 억원의 수익을 거두며 선망의 직종으로 부상했다.

10~20대 뿐만이 아니다. 요즘에는 과거 TV세대로 분류되는 50~60대도 유튜브 세대로 급속히 편입되고 있다. 한국인터넷기업협회가 발표한 '모바일 이용행태 보고서'에 따르면 50대의 유튜브 이용시간은 이미 30대, 40대를 추월했다. 이들 세대는 7080 음악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가입자 유입이 빠르게 늘면서 10~20대에 이어 새로운 유튜브 세대로 주목받고 있다. 최근에는 대통령이나 유력 정치인들의 동영상 정보를 실어 나르는 커뮤니티로 진화하면서, 정치적으로 중요한 플랫폼 역할을 하고 있다.

유튜브가 전 세대를 아우르는 '유튜브 천하'가 되고 있다. 유튜브 대세론은 국내 인터넷, 모바일 시장에 큰 충격파로 다가오고 있다. 당장 유튜브의 상승세는 압도적인 시장점유율로 반영되고 있다. 앱 분석업체 와이즈 앱이 올 초 발표한 스마트폰 사용자의 세대별 사용현황을 보면, 유튜브 사용시간은 2년 전에 비해 3배 이상 급증했다. 네이버, 카카오 등 여타 경쟁업체들을 압도하기 시작했고, 그 덕분에 국내 동영상 광고시장의 70% 이상을 유튜브가 독과점하고 있다.

이같은 추세가 지속되면, 유튜브 독과점 현상이 동영상 뿐 아니라 인터넷 검색시장은 물론 디지털 음원, 방송콘텐츠 영역 등 IT 영역 전반으로 확산될 가능성도 크다. 네이버나 카카오 등 국내 인터넷 포털들은 기존 인터넷 사용자들이 유튜브 플랫폼으로 대거 이탈하고 있다고 아우성이다. 그동안 국내 업체들이 힘들게 지켜 온 인터넷 검색,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시장의 지배력도 읽게 될 가능성도 크다는 것이다.

멜론 등을 주축으로 해온 디지털음원 시장도 당장 발등의 불이 떨어졌다. 유튜브가 무료 음원 정책으로 유료 음원 시장을 급속히 잠식해 가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음원 사업자들은 저작권 정책에 사실상 유튜브와의 맞대결이 어려운 상황이다. 유튜브가 압도적인 공세로 국내 콘텐츠 시장을 잠식해 가고 있지만, 국내 업체들은 마땅한 대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네이버, 카카오 등이 음원 사업 확대 등을 통해 콘텐츠 역량을 강화하고 있지만, 유튜브로 급격히 쏠리고 있는 가입자들을 다시 유인할 마땅한 묘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국내 인터넷 사업자들은 특히 공정하지 못한 규제 이슈가 상황을 더 악화시키고 있다고 토로하고 있다. 유튜브는 세계 모바일 플랫폼 시장을 독과점하고 있는 구글의 강력한 지원을 받고 있다. 구글 안드로이드 OS를 채택한 스마트폰에 유튜브가 선탑재돼 있어, 출발부터 공정 경쟁 자체가 불가능하다. 국내 콘텐츠 사업자들이 저작권법에 따라 강력한 콘텐츠 규제를 받고 있는 반면에 유튜브는 콘텐츠 공유에 입각해 전 세계의 콘텐츠를 거의 실시간으로 무료 지원하고 있다.

개인정보보호 및 활용, 댓글 정책 등 국내 업체들에는 가혹할 정도로 엄격한 인터넷 규제정책들로부터도 비교적 자유롭다. 정부는 개인정보보호법, 정보통신망법 등을 준용해 구글의 개인정보 활용 등에 대한 조사에 나서고 있지만, 매번 서버가 해외에 있는 글로벌 사업자라는 이유로 제대로 된 조사를 하지 못하고 있다.

최근 유럽연합은 구글에 43억 4000만 유로(약 5조 700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구글이 안드로이드 OS 시장에서 자사의 앱들을 선탑재 함으로써 시장 지배력을 남용했다는 이유에서다. 국내 토종업체와 세계 동영상 시장의 헤게모니를 장악한 유튜브와의 대결, 솔직히 힘에 버거워 보인다. 그러나 유튜브가 구글의 막강한 지원을 받는 서비스라는 이유에서, 또 서버를 해외에 둔 해외사업자라는 이유에서 불공정한 경쟁을 방치 해서는 안될 일이다. 경쟁은 공평하고 합리적이어야 한다.

최경섭 ICT과학부장 ks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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