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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리포트] 은행 파업을 둘러싼 세 목소리

 

김민수 기자 minsu@dt.co.kr | 입력: 2018-08-09 18:00
[2018년 08월 10일자 3면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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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리포트] 은행 파업을 둘러싼 세 목소리
김민수 금융정책부 기자

"노조원들이 제대로 보상도 받지 못한 채 장시간 근무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9일 오전 중구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이하 금융노조) 투쟁상황실에서 한 간부가 떨리는 힘찬 목소리로 주장을 했다. 노조는 9월부터 근무여건 개선 등의 사측 조치가 없을 경우 총파업에 돌입한다고 강조했다.

노조는 고질적인 장시간 노동을 해소하기 위해 3만명에 이르는 신규채용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2년만의 금융노조 파업 기자회견의 순간이었다. 하지만 그 순간 기자의 머릿 속에 또 다른 행사장의 목소리가 오버랩됐다. 바로 문재인 대통령의 목소리였다. "IT 기업에 한해 인터넷뱅크의 '은산분리' 규제를 완화해 우리 금융산업의 혁신이 일어나도록 하겠습니다."

기존 은행들이 생존의 위협을 느껴 스스로 혁신을 하도록 '메기' 역할을 하는 또 다른 인터넷은행의 출범할 것을 공식화하는 목소리였다.

'기존 은행을 위협하는 …' 여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다시 현실 노조 간부의 목소리가 생생히 들린다. "은행간의 과당 경쟁을 막아야 합니다. 은산분리 규제 완화도 새롭게 생각해야 합니다."

노조 간부의 말이 마치 "우리 은행산업은 더 보호를 받아야 합니다. 노조원들은 더 편하게 일해야 합니다."로 들린 것은 기자의 지나친 편견일까?

물론 노조의 주장이 무조건 황당할 수만은 없다. 'KB국민은행 1조3533억원, 우리은행 1조2369억원…' 올해 상반기 국내 주요 시중은행이 달성한 당기순이익이다. 모두 역대 최대 '어닝서프라이즈' 실적이었다. 뭐 이 정도 벌었으면 나눌 줄도 알아야겠지도 싶다. 금융노조 파업 이면에 깔린 생각이다.

그러나 과연 그럴까? 시중은행 수익의 근원을 보면 안다. 올 상반기 시중은행의 수익은 신용대출 연평균 금리 5% 등의 손쉬운 이자장사로 낸 것이다. 새로운 금융기법도, 새로운 혁신도 없다. 그런데 그 성과를 내자 마자 노조가 나누자고 파업을 한다니, 어찌 곱게만 보일까?

최근 만난 핀테크기업 담당자의 말이 다시금 떠오른다. "울타리 안에서 공급자 위주 시장이 현 은행업계입니다. 이제는 소비자들의 편의를 위한 금융서비스를 내놔야 합니다." 오늘 기자의 머리 속에 가장 여운을 남긴 목소리였다.

김민수기자 mins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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