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정책과 협치` 이끌 선거제 검토할 때다

[기고] `정책과 협치` 이끌 선거제 검토할 때다
    입력: 2018-08-08 18:00
김영식 전북대 석좌교수
[기고] `정책과 협치` 이끌 선거제 검토할 때다
김영식 전북대 석좌교수
대선이나 총선 때가 되면 내가 가진 한 표를 어떤 후보, 어떤 정당에 줄지 고민을 하게 된다. 선거 현장에서는 지지층을 모으려고 좌파니 우파니, 보수니 진보니 중도니 하며 편을 가른다. 그런데 우리 사회는 보수와 진보의 이분법적 개념으로만 흘러가지 않는다. 정당은 국민이 이분법적 사고에 바탕을 둔 흑백선택을 하게 해선 안된다. 이런 논쟁을 부추겨서도 안된다. 민심이 어디에 있는지 '내로남불식' 해석도 안된다. 이제 발상을 전환하여 국민 목소리를 제대로 듣게 하는 선거방법을 검토할 때다.

지난 20대 총선에서도 지역의 정당득표율과 의석수가 불일치하는 현상이 일어나 국민의 뜻이 제대로 반영되지 못했다. 영남지역에서 A당의 비례대표 득표율은 47%였지만 의석에서는 1.6배에 해당하는 74%를 얻었고, B당은 18%를 득표했음에도 단 한 석도 얻지 못했다. 호남지역도 마찬가지다. B당은 46%를 득표했지만 의석은 82%를 차지했고, D당은 6.8%를 득표해 A당 득표율 보다 높았음에도 불구하고 호남지역에서 한 의석도 가져가지 못했지만 A당은 두석을 확보했다. 한 표라도 많은 후보자가 당선되다 보니 민심과 다른 결과가 나온 것이다. 이래서 문희상 국회의장도 선거제도 개편을 강조하고 있다.

그동안 우리 정치는 '정책중심'의 대결과 협치보다는 '프레임과 구호'를 앞세운 채 서로 양보를 강요하는 정치문화로 이어져 협력의 정치문화가 성숙해질 수 없는 구조를 갖고 있다. 의석이 국론을 제대로 모으고 국민의 뜻을 반영하는 구조로 바꿔 가기 위해서는 세 가지 대안을 검토해야 한다.

첫째, 연동형 비례대표를 늘려 나가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 선관위에서도 20대 총선을 앞두고 지역구 의원을 줄이는 대신 비례대표를 54명에서 100명으로 늘리는 방안을 제안했으나 과반의석을 가진 당의 반대로 무산된 바 있다. 비례대표제 속에 숨어있는 불편한 진실을 찾아내 개선해 나가면 선거제도를 변화시킬 수 있다.

둘째, 유권자 한 사람이 후보군에 두 표를 행사하고 정당에는 한 표를 행사하게 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정당은 지지세력을 확보하는 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 좋은 정책을 선보이는 것이 중요시 되어 국민을 바라보는 정치를 하게 된다. 선거제도의 일부를 개선하고 여기에 첨단기술을 접목하면 가능한 일이다.

셋째, 유권자 한 사람이 한 표를 행사하되 가중치를 둔 투표를 하게 하는 것이다. 훨씬 더 국민의 뜻에 접근할 수 있다. IT기술의 발전으로 복잡한 표집계도 가능해진 만큼 유권자가 10% 단위로 의사를 표현하게 하게 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자기생각과 달라도 어쩔 수없이 한 후보에게 몰표를 던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유권자의 선호 정도에 따라 A에게 60%, B에게 20%, C에게 10%, D에게 10%를 던져 총합이 100%가 되도록 하는 것이다.

대통령선거도 50% 언저리 정도의 찬성으로 정부를 출범시키다 보니 소모적인 정쟁이 난무하는 만큼, 국민의 선택 폭을 넓히고 진정한 경쟁이 활성화 되도록 결선투표제를 도입할 때가 아닌가 한다.

결선투표를 하면 선거관리 비용이 많이 들 것으로 예상하기도 하지만 한 번의 투표로 결선투표를 하는 '단판 결선투표제'를 적용하면 해결할 수 있다. 단판 결선투표제는 유권자가 2명의 후보를 순위대로 기표하게 하고, 1선호로 과반수를 얻은 후보자가 없을 경우 상위 두 후보자를 제외한 다른 후보자들의 표에 나타난 2선호를 상위 두 후보에게 추가해 과반수 득표자를 당선자로 하는 방식이다. 이렇게 되면 선거의 비례성 원칙도 반영되어 국민적 결집을 이끌어 낼 수 있다. 이제는 '내 것이 모두 옳고 네 것이 모두 그르다'는 논쟁을 접어야 한다. 민의와 국익에 맞는 선택을 하도록 해야 한다. 이것이 오늘의 시대정신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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