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장 "인터넷은행 경쟁촉진"
시민단체 벌써부터 반대 목소리
"케이뱅크 부실화 은폐 의구심"
시민단체 벌써부터 반대 목소리
"케이뱅크 부실화 은폐 의구심"
문 대통령, 은산분리 완화 방침
'붉은 깃발론(論)'까지 펼치며 문재인 대통령이 7일 직접 인터넷전문은행에 한해 비금융 기업의 지분 규제를 없애야 한다는 '은산분리 규제 완화'의 강력한 뜻을 내비쳤지만, 규제 완화의 길은 순탄치 않아 보인다.
문 대통령의 현장 목소리가 나오기도 전에 시민단체들이 벌써 반대의 목소리를 높였다. 또 문 대통령이 "인터넷 은행과 IT기업에 한해"라며 '은산분리'와 '금산분리'를 구분하면서 기존 금융지주회사에 '역차별' 논란도 우려된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2시 서울시청 시민청에서 열린 '인터넷전문은행 규제혁신 현장방문 행사'에서 "은산분리는 금융의 기본 원칙이지만, 지금의 제도가 신산업 성장을 억제한다면 새롭게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인터넷전문은행에 한해 혁신 IT 기업이 자본과 기술투자를 확대할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종구 금융위원장도 "우리나라 인터넷은행은 유럽연합(EU)·일본 등 선진국보다 출발이 20년이나 늦었고, 2014년 출발한 중국보다도 크게 뒤처지는 상황"이라며 "인터넷전문은행 규제 완화를 비롯해 금융규제 샌드박스 도입과 금융 빅데이터 활성화 등 금융산업의 진입규제를 완화해 경쟁을 촉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같은 날 정의당 추혜선 의원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참여연대 공동 주최로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은산분리 규제 완화의 문제점 진단 토론회'에서는 "규제 완화로 은행의 재벌 사금고화를 유발할 수 있다"는 반대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박상인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2013년 동양그룹 대부업체인 동양파이낸셜대부를 통해 계열사에 자금을 불법 지원하거나 동양증권을 통해 부도 직전의 자회사 기업어음(CP)과 회사채를 판매해 비금융 계열사의 부실이 그룹 내 금융회사를 통해 그룹 전체로 번지고 금융소비자까지 손해를 입혔다"고 주장했다. 또 "은산분리가 은행업과 제조업 모두에 혁신과 경쟁력 저하를 야기할 수 있으며, 결국 한국 경제의 시스템 위기를 불러올 개연성이 높다"고 했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부 교수는 "케이뱅크의 부실화와 문재인 정부의 금융정책 실패를 은폐하기 위해 인터넷전문은행에 대해 은산분리 규제 완화를 추진하는 것은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며 "특혜와 정책 실패를 가리기 위한 은산분리 완화 시도는 즉각 중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케이뱅크, 카카오뱅크 등을 소유하고 있는 KT, 카카오 등 일부 기업에 대해서만 은산 분리 규제를 완화할 경우, 기존에 금융 계열사를 소유하고 있는 삼성, 현대차, 한화, 롯데 등 다른 기업들에 '규제 역차별'이라는 지적도 면키 어려워 보인다. 정부는 재벌 지배구조 개선이라는 명분 아래 주요 대기업들에 순환출자 금지, 금융지주를 비롯해 금융계열 분리 등 강도 높은 금산 분리 규제를 적용하고 있다. 이 때문에 삼성은 삼성생명이 보유하고 있는 약 8% 가량의 삼성전자 지분을 매각해야 숙제를 떠안았고, 현대차그룹도 순환출자 고리 끊기와 지주사 전환을 시도하다 미국계 헤지펀드인 '엘리엇' 공격에 지주사 전환 계획을 긴급히 철회하는 고초를 겪기도 했다.
또 금융계열사들을 보유하고 있는 7개 그룹사에 대해선 금융당국이 '금융그룹 통합감독'을 하반기부터 시행해 비금융사가 소유한 계열 금융사의 금융 위험도를 면밀히 살펴보기 시작했다. 이와 함께 대기업 집단 소속 금융·보험사가 보유한 계열사 지분의 5%까지만 의결권을 인정해주는 방안을 검토하는 등 금융사를 소유한 제조 대기업에 대한 규제 강도를 대폭 높이고 있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앞으로 금융은 인터넷은행이나 핀테크처럼 ICT를 결합한 금융으로 변할 것이고, 기존 대기업들도 당연히 인터넷은행과 핀테크 산업에 진출할 수 있다"며 "기존 진출한 일부 IT기업에만 규제 완화 특혜를 주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말했다.
김승룡기자 srkim@dt.co.kr
'붉은 깃발론(論)'까지 펼치며 문재인 대통령이 7일 직접 인터넷전문은행에 한해 비금융 기업의 지분 규제를 없애야 한다는 '은산분리 규제 완화'의 강력한 뜻을 내비쳤지만, 규제 완화의 길은 순탄치 않아 보인다.
문 대통령의 현장 목소리가 나오기도 전에 시민단체들이 벌써 반대의 목소리를 높였다. 또 문 대통령이 "인터넷 은행과 IT기업에 한해"라며 '은산분리'와 '금산분리'를 구분하면서 기존 금융지주회사에 '역차별' 논란도 우려된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2시 서울시청 시민청에서 열린 '인터넷전문은행 규제혁신 현장방문 행사'에서 "은산분리는 금융의 기본 원칙이지만, 지금의 제도가 신산업 성장을 억제한다면 새롭게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인터넷전문은행에 한해 혁신 IT 기업이 자본과 기술투자를 확대할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종구 금융위원장도 "우리나라 인터넷은행은 유럽연합(EU)·일본 등 선진국보다 출발이 20년이나 늦었고, 2014년 출발한 중국보다도 크게 뒤처지는 상황"이라며 "인터넷전문은행 규제 완화를 비롯해 금융규제 샌드박스 도입과 금융 빅데이터 활성화 등 금융산업의 진입규제를 완화해 경쟁을 촉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같은 날 정의당 추혜선 의원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참여연대 공동 주최로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은산분리 규제 완화의 문제점 진단 토론회'에서는 "규제 완화로 은행의 재벌 사금고화를 유발할 수 있다"는 반대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박상인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2013년 동양그룹 대부업체인 동양파이낸셜대부를 통해 계열사에 자금을 불법 지원하거나 동양증권을 통해 부도 직전의 자회사 기업어음(CP)과 회사채를 판매해 비금융 계열사의 부실이 그룹 내 금융회사를 통해 그룹 전체로 번지고 금융소비자까지 손해를 입혔다"고 주장했다. 또 "은산분리가 은행업과 제조업 모두에 혁신과 경쟁력 저하를 야기할 수 있으며, 결국 한국 경제의 시스템 위기를 불러올 개연성이 높다"고 했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부 교수는 "케이뱅크의 부실화와 문재인 정부의 금융정책 실패를 은폐하기 위해 인터넷전문은행에 대해 은산분리 규제 완화를 추진하는 것은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며 "특혜와 정책 실패를 가리기 위한 은산분리 완화 시도는 즉각 중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케이뱅크, 카카오뱅크 등을 소유하고 있는 KT, 카카오 등 일부 기업에 대해서만 은산 분리 규제를 완화할 경우, 기존에 금융 계열사를 소유하고 있는 삼성, 현대차, 한화, 롯데 등 다른 기업들에 '규제 역차별'이라는 지적도 면키 어려워 보인다. 정부는 재벌 지배구조 개선이라는 명분 아래 주요 대기업들에 순환출자 금지, 금융지주를 비롯해 금융계열 분리 등 강도 높은 금산 분리 규제를 적용하고 있다. 이 때문에 삼성은 삼성생명이 보유하고 있는 약 8% 가량의 삼성전자 지분을 매각해야 숙제를 떠안았고, 현대차그룹도 순환출자 고리 끊기와 지주사 전환을 시도하다 미국계 헤지펀드인 '엘리엇' 공격에 지주사 전환 계획을 긴급히 철회하는 고초를 겪기도 했다.
또 금융계열사들을 보유하고 있는 7개 그룹사에 대해선 금융당국이 '금융그룹 통합감독'을 하반기부터 시행해 비금융사가 소유한 계열 금융사의 금융 위험도를 면밀히 살펴보기 시작했다. 이와 함께 대기업 집단 소속 금융·보험사가 보유한 계열사 지분의 5%까지만 의결권을 인정해주는 방안을 검토하는 등 금융사를 소유한 제조 대기업에 대한 규제 강도를 대폭 높이고 있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앞으로 금융은 인터넷은행이나 핀테크처럼 ICT를 결합한 금융으로 변할 것이고, 기존 대기업들도 당연히 인터넷은행과 핀테크 산업에 진출할 수 있다"며 "기존 진출한 일부 IT기업에만 규제 완화 특혜를 주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말했다.
김승룡기자 srkim@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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