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화 창조경제연구회 이사장
![[포럼] 클라우드 규제, 과연 필요한가](http://contents.dt.co.kr/images/201808/2018080302102369640001[1].jpg "[포럼] 클라우드 규제, 과연 필요한가")
아산재단보고서에 의하면 전 세계 스타트업의 70%는 한국에서 불법일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문제의 핵심은 4차 산업혁명의 인프라인 클라우드고속도로에 쳐진 규제의 바리게이트들이다. 문제의 면면을 짚어 보기로 하자.
4차 산업혁명은 현실과 가상의 융합이라고 필자는 정의하고 있다. 주요국가정책의 내면을 보면 동일한 맥락이다. 현실과 가상은 데이터로 융합하고 데이터의 고속도로가 클라우드다. 3차 산업혁명이 개별조직의 내부서버(on premise)에 기반한 IT혁명이라면 4차 산업혁명은 클라우드에 기반한 IT혁명이다.
예를 들어 BSA의 2017년 비교조사에 의하면 하드웨어 인프라를 제외하고는 한국은 후진국이다. 인터넷 트래픽에서 클라우드가 차지하는 비중이 OECD 평균이 90%(시스코통계)인데, 한국은 12.9%에 불과하고 이조차 정부의 통합전산망을 포함한 수치다. 한마디로 한국은 클라우드 규제로 인해 4차 산업혁명의 후진국으로 전락한 것이다.
그런데 역설적으로 한국은 전 세계 최초로 클라우드특별법을 제정한 국가다. 이미 미국은 정부와 공공부문이 클라우드 퍼스트(first)에서 클라우드 온리(only)로 진화했고, 영국은 공공정보의 94%가 민간클라우드에서 서비스되고 있다. 이제 주요 국가들은 클라우드 퍼스트에서 민간 클라우드 퍼스트로 진화하고 있다. 그런데 한국은 행정부의 가이드라인에 의하여 중앙정부는 민간클라우드 사용이 불허되고 지자체는 3등급만 허용되는데 이조차 보안인증을 받아야 한다. 공공기관의 3등급 정도만 민간클라우드 활용이 가능한데 이는 전체 공공데이터의 8% 수준에 불과하다. 결국 미국이 전체 IT 예산의 25%를 민간클라우드에 사용하는 데 비해 한국은 1% 규모에 불과하다.
그 결과 한국의 클라우드서비스 사업자들은 규모의 경제가 불가능해 글로벌경쟁역량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 규제로 인해 한국의 스타트업들은 금융, 건강, 교육 등 고부가가치의 신사업분야에서 글로벌 사업의 벽에 부딪쳐 있다. 결국 일자리가 사라진 것이다.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 문제는 클라우드법에서 공공기관만 명시한 것과 클라우드 퍼스트 정책의 예외를 인정한 데서 출발한다. 동법 4, 20, 21조의 개정을 촉구하는 이유다. 법 개정으로 문제가 모두 해결되지 않는다. 행정 가이드라인이 규제가 되지 않도록 동시 개정이 되어야 한다. 그리고도 실질적 문제는 데이터3 단계 분류로 이어진다. 현재의 선별적 개방으로는 4차 산업혁명 대응이 불가능하다. 원칙개방이고 비개방을 심사하도록 해야 하고 이는 국정원의 역할이다. 그런데 한국 정부담당자는 아직도 정책리스크를 줄이기위해 검토 중이라 한다. 이미 전 세계는 민간클라우드 퍼스트로 대세가 정해졌다. 가장 큰 리스크는 갈라파고스적인 검토에 허비되는 시간이다. 하루가 중요한 4차 산업혁명 경쟁에서 우리는 이미 3년 이상 뒤쳐졌다. 과연 이러한 기회손실에 대한 책임은 누가 질 것인가.
그런데 일각에서는 데이터주권의 문제로 한국의 데이터 쇄국주의를 부추기고 있다. 클라우드서비스 사업자는 데이터를 다루지 않는다. 은행금고의 내돈이 은행 것이 아니듯 데이터의 소유권은 클라우드사업자에 있지 않다.그럼에도불구하고 혹시라도 종속되지 않기 위한 대안이 기존 회사내 IT 설비와클라우드를 동시에사용하는 하이브리드클라우드와 다수의 클라우드 사업자를 활용하는 멀티클라우드다. 에어비앤비, 넷플릭스 등 유니콘 기업의 급격한 성장에는 인프라를 제공한 클라우드사업자의 활용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 각종 보안인증의 인프라도 제공한다. 한국기업의 글로벌화에 클라우드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클라우드의 족쇄를 풀어라.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