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념 전 경제부총리에게 고견을 듣는다]"사무실 밖과 지속적으로 소통해야… 소명의식 갖고 끊임없는 공부 필요"

[진념 전 경제부총리에게 고견을 듣는다]"사무실 밖과 지속적으로 소통해야… 소명의식 갖고 끊임없는 공부 필요"
이규화 기자   david@dt.co.kr |   입력: 2018-08-02 18:00
공직 후배들에 주는 고언
[진념 전 경제부총리에게 고견을 듣는다]"사무실 밖과 지속적으로 소통해야… 소명의식 갖고 끊임없는 공부 필요"


[]에게 고견을 듣는다… 진 념 전 경제부총리

진 전 부총리는 후배 공직자들에게 △끊임없이 공부할 것 △소명의식을 가질 것 △소통할 것을 조언했다. 이 세 가지만 잘 하면 자신도 행복하고 무엇보다 국민들이 행복해질 것이라고 했다.

꾸준한 학습에 대해서는 두가지 일화를 들려줬다. 기획원 사무관으로 출근한 지 일주일 쯤 지났을 때였다. 당시 정재석 기획국장이 불러서 갔다. 정 국장은 최연소니 양과 합격이니 하는 사람치고 잘 되는 '놈' 못 봤다며 '콜레라가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보고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당시 콜레라가 좀 심했지만 뜬금없이 콜레라라니 난감했다. 당시 한국은행 김건(후에 한국은행 총재) 차장을 찾아가 자료 찾는 방법, 보고서 작성 방법 등을 조언받아 일주일 만에 보고서를 작성해 올렸다. 면박을 받을까 조마조마했었는데, 의외로 정 국장은 "훌륭한 보고서를 보내주어 고맙네"라며 칭찬해주었다. 진 전 부총리는 정 국장이 관료도 공부하고 긴장해야 한다는 점을 가르쳐준 분이라고 고마워했다.

또 한 사례는 김학렬 부총리가 차관 시절에 있었던 일이다. 김 차관은 진 사무관을 불러놓고는 경기예측 모델에 대해 설명하라고 지시했다. 그러면서 비서실에 1시간 30분 동안 어떤 전화도 받지 않는다고 일러두는 것이었다. 이 모습을 보며 1개 사무관의 의견을 이렇게 경청해주는 관료가 되고 싶었다고 다짐했다고 한다. 지금도 김학렬 부총리는 학구파 장관으로서 후배들을 아꼈던 분으로 기억에 남아있다.

공직자가 가져야 할 미덕으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소명의식이다. 1976년 기획원 종합기획과장으로 있을 때다. 4차 경제개발계획을 입안하고 있을 때였다. 지난 3차례에 걸쳐 경제개발5개년계획으로 소득은 상당히 올라왔는데 분배는 악화돼 있었다. 우리식 복지프로그램을 4차에는 담아야 하지 않나 생각하고 '형평' 개념을 도입했다. 하지만 당시 기획원 분위기는 이제 겨우 국민소득 1000불 넘어서는데 무슨 형평이고 사회개발이냐며 모두 반대했다. 최각규 차관에게 형평 개념을 반영하지 않으면 4차 계획을 못 만들겠다고 버텼다.

이 말을 들은 당시 남덕우 부총리가 진 과장을 불렀다. 진 전 부총리는 이 자리에서 "성장 기반은 어느 정도 닦아놓았으니 이젠 균형과 사회개발에도 신경을 써야 하고 새마을 운동으로 농촌을 끌어올렸으니 도시빈민의 삶도 살펴야 한다"고 설득했다. 남 부총리의 허락으로 4차 계획에는 처음으로 균형과 사회개발 개념이 도입됐다. 1982년 5차부터는 아예 이름을 '경제사회발전5개년계획'으로 바꿨다.

진 전 부총리는 옳은 방향이라면 소신을 갖고 윗분들을 적극 설득하는 소명의식을 가지라고 부탁한다. 탈원전정책이나 최저임금 과속인상, 주52시간 단축근로제 등은 공직자들이 윗사람의 지시만을 그냥 따르는 소신없는 공직자로 전락한 방증이라는 이야기다.

마지막으로 진 전 부총리는 소통을 강조한다. 동료와 선후배 공직자들간 소통뿐 아니라 사무실 밖과의 소통이다. 소통이 활발하면 우물 안 개구리의 좁은 식견에서 벗어날 수 있을 뿐 아니라 새로운 돌파구도 의외의 곳에서 찾을 수 있다는 것. 진 전 부총리는 위 세 가지 미덕은 책에서 읽은 것도 누구에게 들은 것도 아니라고 한다. 40년간 공직자로 살며 피부로 체험한 것이라고 힘주어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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