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규성 한국생산성본부 회장
![[포럼] 수요기반 스마트시티 성공전략](http://contents.dt.co.kr/images/201808/2018080202102369640001[1].jpg "[포럼] 수요기반 스마트시티 성공전략")
현재 우리나라는 국토의 12%에 불과한 수도권에 인구의 50%가 살고 있다. 인구의 급속한 증가와 노령화, 도시 집중화 현상으로 환경·주거·교통 등 도시문제는 날로 심각해지고 있다. 이는 결국 국가의 활력과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국민 삶의 질 저하를 야기한다. 이에 주요국은 도시문제 해결 및 국가 경쟁력 제고를 위해 국가 균형발전 정책을 적극 전개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행정도시·혁신도시와 같은 정책을 추진하며 국가 균형발전을 강력히 추진하고 있다.
이런 국가 균형발전 정책의 효과적인 대안으로 스마트시티가 각광을 받기 시작했다. 스마트시티는 AI, IoT, 빅데이터 등 모든 기술을 접목해 우리가 살아가는 도시 환경을 개선하며 공간 효율을 높여 삶을 편리하고 쾌적하게 만든다. 먼저 주요국의 추진 실태를 살펴보자. 프랑스는 인구의 약 80% 이상이 대도시로 집중되면서 지역도시들이 쇠락하는 문제가 오래 전부터 발생했다. 이에 국토균형발전 계획을 수립하고 각 지역도시 재생을 추진해 오고 있다.
최근에는 스마트시티를 중심으로 국가 균형발전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얼마 전 출장 차 방문한 니스에서 이 같은 변화를 직접 느낄 수 있었다. 도시 내 3000여 개가 넘는 센서를 통해 광범위한 데이터를 수집하여 교통·환경문제 등을 해결하고 있었다. 이 '스마트한' 변화가 200년 이상 된 오래된 도시들을 되살리고 있었다.
독일·영국 등의 국가들도 도시의 오랜 역사와 문화를 보존하면서 그와 어우러지는 방향으로 도시를 스마트화하고 있다. 인도 중국 등 신흥국은 급속한 도시화로 인해 발생한 주택 공해 등 도시문제 해결을 주목적으로 스마트시티를 추진하고 있다. 일본은 고령화, 지방 소멸 등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콤팩트시티'라는 콘셉트의 스마트시티를 추진하고 있다.
우리 정부도 스마트시티를 국가균형발전 정책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다만 스마트시티가 국가 균형발전의 핵심 프레임으로 자리 잡고 성공적으로 확산되기 위해서는 몇 가지 고려해야 할 사항이 있다.
첫째, 각 지역이 가진 특성과 개성을 살려야 한다. 표준화된 기준과 방향을 적용해서는 성공할 수 없으며, 그 안에 있는 사람도 행복할 수 없다. 그 지역만이 가진 역사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 그리고 현 시점에서 해결해야 할 문제들을 찾아내고, 미래 기술을 활용해 이 문제들을 해결해 나가는 방향을 그려야 한다. 둘째, 중소·벤처기업의 다양성·창의성을 담아 최적화된 기술이 접목될 수 있도록 시장을 만들어 가야 한다. 대기업의 기반기술도 중요하지만 많은 중소벤처기업들과의 협업을 통해 기술이 축적되고 상생의 생태계가 살아나도록 추진돼야 한다. 셋째, 시민이 리드해야 한다. 스마트시티는 4차 산업혁명 기술이 융합된 기술 플랫폼이기도 하지만 또한 다양한 사회 주체가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혁신 플랫폼이다. 스마트시티는 시민이 중심이 되고, 시민의 의견이 반영될 수 있는 플랫폼 하에서 구축되어야 한다. 유럽에서는 2000년대부터 사용자 참여 혁신 플랫폼으로 '스마트시티 리빙랩'에 대한 논의와 참여가 확산되고 있다. 넷째, 지속가능한 수익모델이 만들어져야 한다. 우리나라는 2013년에 파주 등 50여개 도시에 U-City를 구축한 바 있다. 하지만 공공서비스에 치중, 이용자의 직접적 수요와 동떨어지면서 지속적인 운영이 어려운 상황이다. 공급자 중심의 도시 개발은 지속가능 할 수 없다. 스마트시티의 운영과 유지를 위해 적절한 수익 모델이 만들어져야 하며, 이에 관한 민관 합동의 정책 전략 수립이 필수적이다.
싱가포르는 '물 부족', '높은 인구밀도'라는 사회·환경 문제에 직면했으나 이를 수요기반의 수익모델이 확보된 스마트시티로 풀어내며 4차 산업혁명 선도국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서울 등 수도권의 인구 및 인프라 집중과 과밀 문제로 국가 균형발전이 절박한 우리로서는 싱가포르의 사례를 눈여겨 봐야할 것이다. 스마트시티를 통한 국가 균형발전의 추진은 거대한 흐름이고, 바람직한 방향이다. 이러한 변화의 흐름 속에서 무엇보다 중요하고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사람'과 '자연'이 함께 공존하는 것이다. 단순히 편리해지는 것이 아니라 더욱 편안하고 행복해지는 것이 중요하다. 기술의 진보를 적극적으로 수용하되 보다 풍부한 녹지가 함께하는 도시가 스마트시티이다. 이를 염두에 두고 스마트시티를 추진한다면 전 국민이 보다 행복해지는 대한민국을 실현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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