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라스트 코인
함정수, 송준 저/매경출판/16000원
2017년 말, 많은 사람들이 "가즈아"를 외치며 가상화폐에 돈을 쏟아 부었다. 그러나 그 결과는 참혹했다. 가상화폐에 투자한 상당수의 투자자들이 대폭락 장세에 고개를 떨구어야 했다. 급격하게 생겼던 가격거품이 붕괴되면서 투자자 뿐만 아니라 사회적인 문제로 비화되기도 했다.
유망하다는 가상화폐를 1초의 의심 없이 구입해 봤을 당신, 가상화폐를 제대로 분류하거나 평가해본 기억이 있는가? 열에 한둘을 제외하곤 없을 것이다. 가상화폐가 가져다주는 단기적인 수익률에 눈이 멀어 비판적으로 생각하거나 의심한 적은 없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어중이떠중이 판매자와 사기꾼이 늘어난다.
이 때문에 시중에는 소위 '쓰레기 가상화폐'가 흘러넘친다. 이를 구입해 엄청난 손실을 입은 사람도 많다. 우리를 무분별한 가상화폐 투자로 이끄는 것은 가상화폐와 블록체인의 번지르르함 뿐만이 아니다. 바로 투자 수익률이다. 막대한 수익을 안겨줄지 모르는 버블현상은 투자자의 사고를 마비시킨다. 그러나 가상화폐의 본질을 보고 싶은 투자자라면 여기에 속으면 안 된다. 버블은 아무도 모르게 조용히 터진다. 이때 가상화폐 99%는 물거품처럼 사라질 것이다.
지금부터라도 가격 거품에서 투자금을 지키기 위해 가격 변동성과 가상화폐 포장지를 벗겨볼 필요가 있다. 이것은 왜 생겨나는지, 막을 방법은 없는지를 알고 더 나아가 상승장을 예측해 시장에 들어갈 타이밍을 분석하는 게 똑똑한 투자자가 갖춰야 할 자세다.
이 책은 살아남는 1%를 알려주는 이른바 '가상화폐 공략집'이다. 지금까지 가상화폐 관련 도서는 2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비트코인, 이더리움, 리플 등 가상화폐에 대한 설명을 나열한 책과, 가상화폐로 수익을 낸 사례를 수록한 책이다. 하지만 라스트 코인은 다르다. '잘못된 가상화폐를 하나씩 쳐내는 비법'이 핵심이다. 가상화폐의 진실을 담은 최초의 책이라고 볼 수 있다. 저자들도 이러한 의도로 가상화폐의 어두운 면을 가감 없이 드러냈다. 실제 블록체인 개발자이기 때문에 그 허상을 날카롭게 파고들 수 있었다.
비트코인, 대시, 리플 등을 이야기할 때 어김없이 블록체인, 4차 산업혁명, 스마트 계약 등 소위 '어렵고 추상적이며 있어 보이는' 단어가 등장한다. 하지만 정작 투자자 중 이들의 관계성을 제대로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그저 해당 단어들만 보이면 전망 있다고 여기며 가상화폐에 투자한다. '과대 포장'에 현혹된 것이다. 저자들은 이를 과감히 뜯어내어 '블록체인이 없어도 가상화폐가 존재할 수 있는가?' '4차 산업혁명과 가상화폐의 상관성은 무엇인가?' 등의 의문을 심도 있게 파헤친다. 투자자가 전망 없는 가상화폐에 속지 않도록 간단하고 명쾌하게 설명하고 있다.
잘못된 가상화폐를 골라내는 3가지 키워드도 제시한다. 블록체인 플랫폼, 사용자, 백서를 분석해보면 '무조건 사라질 수밖에 없는 가상화폐'를 골라낼 수 있다. 전혀 어렵지 않다. '은행, SNS 등 어떤 분야에 쓰일 수 있는지' '누가 쓸 것인지' '계획대로 만들어지고 있는지' 3가지만 본다면 가상화폐의 미래를 명확하게 판단할 수 있다. 부록에는 2020년 살아남을 가상화폐 12종, 사라질 8가지 유형을 수록했다. 앞의 조건들을 바탕으로 철저히 분석해 선정했다. 당신이 투자했던 가상화폐가 둘 중 어떤 카테고리에 속했는지 확인해보자. 예상했던 결과와 일치한다면 당신은 똑똑한 투자자라 할 수 있다.
이경탁기자 kt8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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