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곳 운영…내년 21곳 추가도입
카드사 3곳 도입…보험·은행순
"개인정보 암호화 등 개선해야"
카드사 3곳 도입…보험·은행순
"개인정보 암호화 등 개선해야"
은행과 보험사들을 중심으로 고객을 상대하는 '로봇'인 '챗봇'이 빠르게 도입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본격적인 '로봇 은행원' 시대가 열리고 있는 것이다. 다만 새로운 시스템을 도입하면서 고객 개인정보 보호조치는 미흡한 것으로 파악돼 우려된다.
지난달 31일 금융감독원 조사결과, 올 7월 중 개인고객을 대상으로 업무를 취급하는 금융회사 352곳 가운데 챗봇을 운영하는 곳은 26개로 집계됐다.
챗봇 도입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카드사로 8개사 중 3개사(37.5%)가 챗봇을 도입했다. 이어 보험(18.1%), 은행(10.5%), 증권(5.4%), 저축은행(3.7%) 순으로 나타났다.
금감원에 따르면 내년까지는 21곳 금융사가 챗봇을 도입할 예정이다.
챗봇은 고객의 민원에 답변하는 로봇을 말한다. 챗봇은 현재 인공지능(AI) 기반과 시나리오 기반 등 두 종류가 있다. 26개사 중 18곳이 AI 기반의 챗봇을 운영하고, 8곳은 시나리오 기반의 챗봇을 운영하고 있었다.
이번 금감원 점검결과 챗봇 도입으로 법규를 위반한 회사는 없었다. 그러나 개인정보 암호화, 개인정보 파기기준 미수립 등 개인정보보호 조치는 부족한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보안대책이 미흡할 경우 개인정보 유출 및 AI의 이상 작동으로 인한 서비스 제공 정체 등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 일부 금융회사들은 챗봇과 대화 시 이용자가 인지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개인정보가 수집될 우려가 있음에도 암호화를 하지 않았다.
또한 챗봇을 통해 수집된 개인정보에 대해 구체적으로 업무별·관리자별로 차등해 접근권한을 부여하는 등 통제 절차를 강화하지 않았다.
일부 회사의 경우 챗봇으로 수집한 개인정보에 대한 구체적인 파기기준을 수립하지 않았다.
또 다른 회사는 챗봇 이용자의 개인정보 열람·정정·삭제 관련 권리보장 방법을 찾기 쉽지 않아 정보주체의 권리행사가 용이하지 않았다.
금감원 관계자는 "AI와 빅데이터가 결합하는 각 분야의 다양한 서비스의 확산은 세계적인 추세"라며 "챗봇의 경우에도 고객의 입장에서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편리하게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도입을 추진하는 금융회사가 급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민수기자 minsu@dt.co.kr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